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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3] 이성복 시인을 만나다 (1)
  2. [2008.05.19] 박정대 시인- 낭만생활자의 기록, 네 권의 시집 (3)

이성복 시인을 만나다

[차오르는말들]

좋아하는 시인을 만난다는 건 참 어색하다. 그가 낳은 자식과 연애하다 부모님 뵈러 가는 길처럼, 부담되는 자리다. 오래 편지를 주고받던 소울메이트와 만나는 자리 같기도 하다. 피하고 싶으면서도 궁금한, 보고 싶으면서 도망가고 싶은 수줍은 이중감정. 피고름 같은 시를 온몸으로 짜내는 그가 너무 반듯해도 이상할 거고 너무 헝클어진 모습이어도 서운할 거 같았다. 교수다운 노신사 분위기도 섭섭하다. 시인다우면서 시인의 모습을 배반하길 기대했다. 욕심도 많지.  

이번 자리는 문학과지성사에서 운영하는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내가 쓴 시 내가 쓸 시'라는 단기강좌다. 이성복, 김정환, 김혜순, 최승호 시인이 매주 초대된다. 첫 시간에 이성복 선생님이 오신 거다. 어울리게도, 가장 추운 겨울날, 살을 에는 고통의 날. 나는 까만 나무처럼 전신 까만색으로 꽁꽁 두르고 갔는데 선생님 역시 까만 연필심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의실로 납시었다. 교실을 꽉 채운 수강생들 30여 명과 난방장치의 텁텁한 공기 속에서 드디어 만났다.

선생님의 시집을 처음 산지 5년 만에, 5권의 시집을 가방에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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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시인- 낭만생활자의 기록, 네 권의 시집

[행복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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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 한 권. ‘마드리드행 야간열차’라는 친필 제목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안쪽에는 파리의 지하철 표, 몽펠리에 공원 댓잎, 체게바라 엽서 등 일상에서 주운 낭만조각이 서리서리 담겨있다. 빛과 바람과 손때로 모서리가 다 닳았다. 문학소녀의 다이어리라 하기엔 농익었고, 순례자의 기록이라 하기엔 풋풋하다. 이 탐나는 물건은 누구의 것인가.  이 풍진세상을 살아가려면 낭만은 물처럼 매일 취해야한다고 말하는 시인 박정대의 소지품이다. ‘낭만’을 ‘물’로 알고 산 오류야 말로, 그를 지극한 낭만생활자로 만들었으리라.

낭만은 길을 묻지 가능성을 묻지 않는다

초판 1쇄 발행 2007년 3월 20일. 소월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수상시인 박정대의 네 번째 신작 시집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목차를 폈다. 고독행성, 나의 아름다운 세탁선, 감정의 귀향, 되돌릴 수 없는 것들, 그대는 갸륵한 내 노동의 솔리튀드 광장이었나니, 카페 몽파르나스... 제목들만 훑어도 감정의 파장이 일렁인다. 마치 허영만의 <식객>이 목차만 보아도 군침이 돌듯 말이다.

본디 시집이란 시인의 속내를 그대로 스캔 뜬 것 아니던가. 뭉근히 취기가 오르는 시어들의 면면은 그의 정신세계를 오롯이 드러낸다. 그래서 만천하에 들통이 났다보다. 이 사람, 총 네 권의 시집을 내고 ‘낭만주의자 시인’으로 이름났다.

기꺼이, ‘낭만주의자’이고자 한다. 그는. 문학은 철저히 낭만에 복무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눈만 뜨고 있어도 숨이 막히는 세상인데 시나 영화, 음악을 즐기는 동안은 휴식이 깃들어야 한다고, 느릿느릿 말을 잇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단다. 체게바라처럼 혁명을 일으키던가, 아니면 내 세계를 만들어버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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