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밤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봄비, 밤에 / 김정환 '떠나도 좋다는 의미일까' 나는 몸이 떨려 어릴 적, 내 여린 핏줄의 엉덩이를 담아주시던 어머님 곱게 늙으신 손바닥처럼 포근한 이 비는 이젠 내 마음 정한 뜻대로 떠나도 좋다는 의미일까 산은 거대한 짐승를 가린 채 누워 있고 봄비에 젖고 있어 나는 몸이 떨려 그러나 새벽이면 살래살래 앙칼진 개나리를 피워낼 이 밤, 이 비의 소곤거림은 혹시 이젠 외쳐야 된다는 말일까 이젠 외쳐야 된다는 말일까 - 김정환 시집 시월의 마지막 밤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어야 하고, 봄비 내리는 밤에는 봄비, 밤에를 읽어야한다고 생각했다. 한 삼십년 전쯤 봄, 어느 밤에도 이렇게 비가 다소곳이 내렸나보다. 어여 떠나라, 외쳐라 등 떠미는 건 햇살 담은 봄바람 만이 아니다. 일정한 운율과 같은 가늘기로 내리는 차분한 봄비도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흔드는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