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17] 스피노자의 '인간의 나라' (8)
  2. [2010.11.09] 스피노자의 절대적 민주주의와 다중 (2)

스피노자의 '인간의 나라'

[스피노자맑스]

‘이게 인간의 나라인가’ 신문을 펴는 순간 움찔했다. 어제(11/16)김종철 선생님이 한겨레에 쓴 칼럼 제목이다. 이게 인간의 나라인가. 시의적절한 물음. 아니 질타, 한숨... 나의 괴로움을 대변해주는 한줄 요약. 얼마 전부터 깊은 통증을 느꼈다.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부터 같다. 인간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물질화된 세상, 믿기지 않는 험악한 가난과 착취의 실상들. 인간이 징그러웠다. 저 인정머리 없는 기업주들. 못 자고 못 먹고 신음하는 어린 아이들을 데려다 화장실도 못 가게하고 일을 시키다니. 그들은 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도리를 모르는 타락한 인간들. 개인의 성정 탓은 아닐 것이다. 사장의 자리가 끊임없이 화폐증식을 욕망하도록 하는 것이니 어찌 보면 그들이 자본주의의 가장 큰 희생양이다.  

이어서 ‘G20 그리고 인권’ 토론회에서 또 한 차례 엄청난 얘길 들었다. 토끼몰이식 단속을 피하던 네팔 노동자가 창문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것이다. 한국에 8년이나 머물렀고 결혼해서 4개월 된 아기도 있다고 한다. 가정을 꾸리고 성실히 일하던 사람인데, 단지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죽었다. 한국 사람은 하루도 못 견디는 고된 작업을 소처럼 일 하다가 지렁이처럼 밟혀죽었다. 미친 것들이 이틀 동안 회의하려고 사람 하나 죽어가는 것쯤은 예사로 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사과도 하지 않더라고 이주노조 이정원 씨가 말했다. 다음 날, 삼성노조 위원장님을 만나서 삼성의 비이성적 행태에 거듭 충격을 받았고 그 와중에 용산참사 가족에게도 무거운 형벌이 내려졌다. 아무리 지배자가 만든 법이라해도 이렇게 대놓고 가진자들의 편을 드나.

게임중독으로 엄마를 죽이고 자살한 중학생 기사도 났다. 아빠가 중국에 있단다. 사실상 별거중이고 엄마는 일 나가고 아이는 초딩 때부터 게임에 몰두했다고 한다. 하층민에게 가족은 해체됐고 아이들은 방치된다. 국가는 아무런 보호막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우린 국가가 우리 삶을 보호한다고 여기며 꾸역꾸역 세금내고 모여산다. 
이게 인간의 나라인가.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여전히 그런 물음들이 딸꾹질처럼 불쑥 불쑥 치밀어 그치질 않는다. 스피노자는 인간이 원래 그런 종자니까 ‘통탄해서도 안 되고 비웃어서도 안 되며 혐오해서도 안 되고’ 거기서 출발하라고 했는데, 나는 인간을 통탄하고 혐오하면서 실의에 빠진 채 <정치론>마지막 부분과 <전복적 스피노자>를 읽는 둥 마는 둥 읽었다.  

“국가가 제정된 것은 인간의 영혼과 육체가 안전한 상태에서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기 위해서이며 증오나 분노 또는 간계를 행사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악의 없이 서로가 서로를 관용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국가의 목적은 실로 자유인 것이다.”   - 신학정치론


신학정치론에 나온 대로, 스피노자는 국가를 중시했고 국가의 참다운 존속을 위해서 '절대적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스피노자의 민주주의란 "이성의 명령 아래 있는 자유로운 집단적 삶"이다. 이는 우리가 쓰는 일반적인 민주주의 개념과 좀 다르다. 대개 민주주의라고 하면 투표권이나 상부구조의 정치적 형태를 떠올리는데 스피노자에게 민주주의는 존재론적으로 내재하는 근본적 실천형식이다. 

또한 스피노자가 말하는 '절대성'도 절대군주의 권력의 절대성과는 전혀 다르다. 절대성이란 법 바깥, 혹은 법 위의 힘이 아니다. 절대군주가 법의 제약을 받지 않고 법을 중지시키거나 실행시키면서 임의로 행동하고 판을 갈아엎는 것과는 정 반대의 뜻이다. 스피노자의 ‘절대성’은 법과 권력의 분리불가능성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예외와 제약을 두지 않음을 뜻한다. 나아가 절대적인 것은 영원하기에, 민주주의는 ‘영원의 상 아래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본다. 스피노자에게 영원성은 능동적 변신의 과정을 함축한다.  

네그리의 정리. "민주주의의 절대성은 양적으로 함께 모인 모든 시민들의 총체로서 파악된다. 질적으로는 사회화의 과정 그 자체인 공동체를 향한 개인의 변신으로 파악된다. 이 때 민주주의는 단지 가능한 통치 형태들 중 하나로만 규정되지 않으며 '정치적인 것의 영원한 본질'로 파악된다. 민주주의는 멈추지 않고 결코 끝이 없는 변신이다. 거기에는 힘의 질서와 구성적 실천의 소진할 수 없는 생산성이 들어 있다. 민주주의는 전적으로 절대적이기에, 영원성에 의해 생명을 얻기에 어떤 제헌으로도 한계 지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더 완전한 것이 될 수 있다."

스피노자의 국가론은 절대적 민주주의로 요약된다. 그것은 '인간이 사는 나라'다. '인간의 영혼과 육체가 안전한 상태에서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고 자유롭기 위해 모인 공동체.' 이곳에는 잉여가 없으려나. 잉여가 없으면 착취도 없을까. 아니다. 스피노자는 천부적으로 주어진 그런 것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있다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권이 아니라, 그러한 권리를 위해 투쟁할 의지와 능력이라고, 그러니 통탄하지 말고 ‘영원한 -되기’를 위해 나서라고 ‘실천’을 촉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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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절대적 민주주의와 다중

[스피노자맑스]




사회계약론

17세기 계약론적인 테마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회계약론은 인간의 결사와 시민사회의 구성을 설명하는 기능보다는, 정치적인 사회의 구성과 시민사회의 권력이 국가로 양도되는 것을 합법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권력의 양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합법화 되어, 국가라는 법적인 개념의 토대를 마련한 명백히 사회학적인 허구일 뿐이다. 사회계약론은 초월적 성격을 갖고 있으나 형식적으로 제한됐다. 국가라는 관념을 구성할 수 있는 제반 의미들 가운데 군주제적 개념, 즉 명목적 권력의 단일성과 절대성 그리고 초월성에 관한 개념이 기본적인 중요성을 지녔다. 사회계약론은 근대적 성격을 띠는 절대주의 국가의 다양한 통치 형태들을 합법화하려는 내적 경향을 실질적으로 갖는다.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
마키아벨리, 알투시우스의 입장. 정치란 형식적으로는 권력의 양도에 관한 생각을 배제하지 않은 채 그것을 사회적인 것에 대한, 제반 실천들에 대한 구성적 힘들의 다수성과 고유성에 대한 물질적 규정들에 종속시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정치학을 구성하고 있던 지배적인 입장들, 가치상대주의와는 상관없다. 정치현실주의는 결코 가치 상대주의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으로서의 진리에 대한 단호한 수용이다.

사회계약론이 일반적으로 절대주의 국가에 대한 이론이라면, 이 이론을 거부하거나 혹은 권력의 양도라는 생각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공화주의적인 전통을 대변하는 것이며, 이야말로 국가적 소외를 대변하고 정당화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와 실천에 맞서는 논쟁적인 전통인 것이다. 스피노자의 <정치론>은 어떤 계약론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과 정치는 계약주의의 변증법적이고 부정적인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법과 정치의 절대성은 행동으로서의 진리를 입증해준다.

스피노자의 ‘민주주의 절대성’
어떻게 자유를 절대성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까? 계약론자들은 자연적인 상태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법적으로 상대화되고 다시 정의될 때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자유들의 절대성이란 혼돈이며 전쟁상태라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민주주의가 절대적인 구성조직이라고 말한다. 스피노자는 민주주의 절대성을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1. 형이상학 일반의 관점) 스피노자의 절대개념은 힘의 일반적 지평으로서, 그것의 발전 및 현재성이다. 절대는 구성이다. 즉 자신을 구성하는 힘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더 복잡해지는 열려 있는 현실이다. “서로 합치하는 사람들이 더욱 더 많아질수록, 그들 모두는 더욱 더 많은 권리를 갖게 된다.” 절대는 고유한 본질로서의 힘. 힘의 실현 결과로서 실존이 된다. 절대=힘=자유. 힘의 확장=자유의 강도. 절대적 통치는 권력의 단일성을 의미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권력의 단일성이 주체들로부터 나오는 힘들의 투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힘들의 총체성이야말로 언제나 열려 있는 내재적인 삶이며, 유기적 전체의 역동적인 분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 개념의 관점 -정치이론에서 절대적 통치)
(1)권력의 합법성에서 절대적 통치; 명목적 권력과 그 실제적 행사의 구분을 허용하지 않는다. 양자가 결합되어 있기에 절대적인 통치 형태다. 존재의 힘은 모든 통일적인 힘으로 나타난다.
(2)권력의 형태에 관한 결의론의 전통 속에서 절대적 통치; 민주주의의 타락할 가능성. 그것은 어떤 이타성의 산물이 아니라 그 반대로 동일한 유기체의 삶이거나 혹은 죽음인 것이다. 국가의 절대성은 발전과 타락과 재정립의 역동성을 동시적으로 갖는 모습으로 주어진다.
(3) 국가행정 내부의 관점에서 절대적 통치; 스피노자적 민주주의는 입헌 민주주의로 정의될 수 없다. 즉 권력의 분립과 균형 및 상호변증법에 기반 하는 통치 형태가 결코 아니다. 통제와 균형을 위한 몇몇 직제들 고려하지만 이것은 권력의 분립, 변증법적인 입헌상태로부터 도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직제들은 제헌적 힘의 표현적 형상들, 체제의 단일제적 긴장에 관한 단상들이나 해석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법적 기능은 자유와 단일성의 가장 높은 잠재력을 발현하는 계기인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절대적인 권위는 만일 그것이 존재할 수 있다면 대중 전체에 의해서 점유되는 바의 것이다.”(TP,8:3)

참고* 헤겔의 절대적 통치 스피노자에게 소외의 거부는 절대적인 반면, 헤겔에게는 주체들과 욕구들의 특이성에 대한 어떤 인정도 모두 변증법적 운동의 모범적인 전개과정을 통해 절대의 형이상학 속으로 흡수. ‘절대’는 결과로서 향유물로서 주어진다. 따라서 헤겔의 절대적 통치는 특이성들을 초월해 있으며, 이로부터 나오는 부정적 규정들을 거부해야만 한다. 이 절대적 통치는 대중의 무지와 나폭함 속에서 해체될 것이다. 이런 절대적 통치는 절대적 평정. 현존자의 절대적 동일성. 모든 특이한 힘들을 초월하는 절대적 운동에 대한 관념이다. 그것은 무한하며 나누어질 수 없는 총체성이다.

다중 스피노자의 민주주의는 ‘다중’의 주체들을 통과하면서 절대성이 된다. 밑으로부터, 자연적 조건의 동일성으로부터 출발해 모든 사회적 힘들을 추동하기 때문이다. 절대적 통치로서의 민주주의는 권력의 양도가 없고, 어떤 소외도 없다. 모든 사회적 활력을 만인의 자유를 조직화하는 일반적인 노력 속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다. 자유와 절대성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다중이라는 주체를 중심으로 재고찰될 필요가 있다.

“다중은 파악되기 쉽지 않지만, 법적인 주체, 사회적인 것의 필연적 전가, 정치적 구성과 단일성을 위한 가정이다.(TP, 3:7)" 다중은 특이성들로 구성되는 파악될 수 없는 물리적 다수적 본성과 헌법과 법을 제정하는 법적 주체적 본성 사이에서 형성되는 역설이다. 절대와 다중 사이의 관계, 힘의 두 가지 변환 사이의 관계는 서로 포섭되지 않는다. 전자가 정치적인 것의 단일성을 향해 응축해가고 있다면, 다른 하나는 주체들의 다수성을 향해 확장해가고 있다.

다수성 (1)물리적 관점: 물리적 엮임과 조합, 결합과 분리, 불안정한 운동과 형체화의 세계 (2)동물적 관점: 중은 정념들과 상황들의 지속적이고 모순적인 얽힘이고 더 나아가 새로운 위치이동을 통해서 그 자체로 제도들을 구성하는 이성과 의지의 축적이다. (3)이성의 관점: 민주주의 심급의 절대성에 대한 제안. 스피노자에게 모두의 의지는 만일 그런 것이 주어지도라도 일반의지가 될 수 없다. 다중은 군중이 아니며 평민대중도 아니다. 다중은 보편적 관용과 자유의 토대이다.

다중의 개념과 관련된 결론들은 그것의 아포리아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아포리아적 성격을 더욱 강조한다. 이런 아포리아 형태는 지극히 생산적이며 바로 절대성과 자유 사이의 이런 불균형이야말로 민주주의적 정체를 최상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

“다중은 집단적 힘의 존재론적 기획으로서 주체들의 상호 엮임이다.”

도의심 “도의심은 우리가 이성의 인도 아래 생활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선을 행하려는 욕망”이다. 도의심은 힘이 이성에 합당한 욕망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는 긍정적인 정념의 계열에 속하며, 욕망 자체를 덕으로 변환시킨다. 도의심은 다중의 영혼이다. 도의심은 존재론적으로 구성적인 방식으로 다중에게 열려 있는 특이성과 관련된 개념이다. “우리는 특이한 것들을 이해할수록 신을 더욱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E5. 정리24) 

* <전복적스피노자> 3장-후기 스피노자의 민주주의개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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