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자식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남의 집 귀한 자식 대학 밴드 동아리에서 키보드를 치는 큰아이가 정기공연을 한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홍대 앞 작은 클럽. 벽면은 포스터 붙여다 뗀 테이프 자국이 너덜너덜했고 조명은 교차로 신호등 같은 삼색불빛이 단조롭게 깜빡였다. 아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사운드가 터지고 조명이 켜지자 기타를 멘 여학생의 어깨끈에서 무슨 글자가 눈에 띄었다. ‘귀한 자식’. 동그란 장식용 배지였다. 어느 알바생 유니폼 등쪽에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본 적 있다. 진상 고객이 얼마나 많으면 저랬겠냐, 사장님 센스 있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요즘 ‘귀한 자식’이라는 말이 유행인가. 그러나 저 몸에 새긴 표지는 너무 온당해서 쓸쓸하다. 사람이 사람대접 받지 못하고 값싼 부속처럼 쓰이는 세상을 향한 청년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