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태숙 공부방교사 "자기 이야기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70~80년대 구로동에 산다는 것. 사춘기 소녀에게 그것은 형벌이었다. 집집마다 방 하나 부엌 하나에 ‘공중변소’를 쓰던 서울의 변방. 오직 생존만을 위해 분투하는 도시빈민들의 집단 서식지. 성공하면 황급히 떠나는 동네. 마치 탈옥을 꿈꾸는 죄수처럼, 소녀는 오직 구로동 떠나는 꿈을 꾸며 자랐고 부모로부터 합법적인 탈출을 위해 간호학과를 택했다. 간호사가 되어 ‘전혜린의 나라’ 독일로 가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셈이었다. 오직 떠나기 위해 살아온 곳, 구로동. 구로동 사람이란 꼬리표가 창피함에서 자부심으로 바뀐 것은 운동권대학생이 된 이후다. 노동자들의 투쟁 열기 가득한 구로동은 자랑스러운 역사적 현장이었다. 2003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영국에서 발도로프교육을 공부한 그는 대안학교 교사로 살며 창..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