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생각한다는 것> 아들의 철학입문서

[비포선셋책방]


“일어나!” “늦겠다!” “빨리해!” 아침마다 아들에게 퍼붓는 말은 대략 이 세 마디로 압축된다 하겠다. 8시 30분까지 학교를 가야하는데 꼭 25분까지 팬티바람에 어슬렁거리면 애터져죽을 지경이다. “가만 보면 늦는 사람은 항상 습관적으로 늦어. 맨날 허둥대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없고 자기 지배력도 약한 사람인 경우가 많거든. 그런데 네가 그렇게 될까봐 그래. 제발 시간 개념 좀 갖고 살아! (이놈아,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냐!)” 
 

이런 잔소리를 아침마다 들으려니 아들도 나 못지않게 죽을 맛일 거다. “안 늦으니까 걱정 마세요” 라며 입을 쑥 내밀더니 언제부턴가 전략을 바꾸었다. 내가 따발총처럼 퍼부으면 미국드라마에 나오는 노란머리 청소년처럼 영어로 말하면서 억압을 분출한다. 내가 황당하고 당황스러워서 “쟤 뭐래?” 그러면 “아니에요~” 그러고는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현관문을 쏙 빠져나간다. 나는 굳게 닫힌 문에다 대고 진부한 대사를 궁시렁 거린다. "저 녀석이 기껏 공부 시켜놨더니 엄마 영어 못한다고 괄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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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별이 [2010.05.28 2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사봐야겠어요. ㅎㅎ yes24 앱에서 장바구니에 추가해둬야징

  2. 연초록 [2010.05.29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사연인지 어려서는 그렇게도 엄마 책 읽어줘 하고 재촉하던 아들, 그리고 초등학교까지는 제법

    책을 읽던 아들이 아무리해도 글자를 멀리합니다.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는 것중의 하나인데 (아니 하나가

    아니라 가장 핵심적으로 저를 괴롭히는 문제중의 하나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자라지 않는 아들이라고

    할까요? 입시끝나면 어떻게든 기회를 마련해서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가 이 글을 보니 어라,나도 이런 시도를 해보나 싶네요. 지금은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시기같으니 조금 더 기다려보아야 겠지만

    길담서원, 류가헌, 그리고 인문,숲에 관한 이야기를 나란히 썼지만 루니에는 류가헌에 관한 것만

    올려놓았습니다.

  3. 봉급생활자 [2010.05.29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병권씨라...^^;; 성함만 익숙한 분이시네요. 시간 개념 없으면 자기 지배력도 없을 거 같다는 지적에 몹시 찔립니다. 그런데 참.. 시간 정하면 왜그리 잠이 쏟아지고 도로에 차가 많고 길을 잃고 그러는지..ㅋㅋ

  4. 은-유 [2010.05.30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초록 선생님. 전 아들 키우면서 '소귀에 경읽기'가 무엇인지 체험하고 있어요. 답답할 때가 많은데 언젠가 아이의 귀가 트일 날이 있겠거니 하고 있어요ㅎㅎ 연초록선생님 아드님은 지금 입시준비로 맘에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그리고 전 꼭 책 읽는 것만이 세상을 배우고 느끼는 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고요..^^

    봉급생활자님. 저도 늦을 때 있어요.ㅎㅎ 그런데 '습관적'으로 늦을까봐 아들한테 오버해서 얘기하는 거죠. ^^ (문맥을 좀 고쳐야할 듯..ㅎㅎ)

  5. 장정아 [2010.05.31 1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집의 일상이 남의 집 일상이 아니구먼^ 몇개월 울집에 있던 동생이 아침마다 외치는 언니의 "용우아!은현아!" 땜시 웃겨죽겠다했는데..아슬아슬하지만 시간맞춰가거늘 나의 조바심이 아침을 전쟁으로 소용돌이치게함을 모르는바 아니나 잘 고쳐지지않으니,, 아이들에게 소귀에 경읽기가 아니라 내자신에게 경읽기인듯하여 반성하게 됩니다. 삶이 철학이니 일방적인 설교가 아니라 매순간 문제거리를 던져줘하는데...부모노릇 어렵소이다

  6. [2010.06.02 0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은-유 [2010.06.02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꽃수레오빠 ㅋㅋㅋ(꽤 괜찮은 호칭인걸^^)얘기 많이 쓰도록 해볼게^^ 택시까지 타고 투표하려 가려면 힘들겠지만 멋진 나들이되길~

  7. 유창수 [2010.10.19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릅니다. 저도 지각하는 버릇이 있는 대학생입니다ㅋㅋ 고등학교 때 전혀 책을 읽지 않았었는데 하루키부터 시작하여 요즘엔 서양철학사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연한 말도 안될만큼 사소한 것들로 바뀌는것 같습니다. 정말 책이랑은 거리가 멀고, 축구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게임하기 좋아했거든요. 어쨋든 이 책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와 코드가 많이 맞는듯하여 즐겨찾기도 해두었습니다. 앞으로 좋은글 많이 부탁드릴게요~ㅋㅋ

    • 은-유 [2010.10.19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부에 '맛'을 들이셨군요.ㅋ 축하해요. 책읽기-공부는 인생에서 가장 돈 안들고 영양가 높은 쾌락이라고 생각해요.ㅋㅋ 대학생이면 딱 좋을 시기네요..^^ 반갑고요..종종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