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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김근묵 이경희 장기기증부부 - 신장, 간.. 나눌 수 있는 건 다 떼주고


경기도 화성 장명초등학교 앞. 건너편 아담한 단층 벽돌건물이 마주섰다. 항아리며 꽃이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너른 마당에는 삽살개가 먼저 나와 반기고, 정자에는 할머니 서너 분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더 없이 평화로운 정경에 보는 순간 마음 한 자락 볕이 들고 마는 이곳은 김근묵, 이경희 부부가 사비를 털어 세운 성산양로원이다.

헌혈유공장, 금장 받아

“조그만 집 한 채 팔아서 2억 원 정도로 양로원을 시작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훗날 제 모습입니다. 마땅히 모셔야지요. 또 저 혼자 힘으로 하는 게 아니고요. 여러분들의 후원과 도움으로 지금까지 운영해 온 것입니다.”

7년 째 오갈 곳 없는 할머니 15명을 모시고 사는 김근묵 원장. 그는 ‘대수로운 일 아니다’는 말을 후렴구처럼 반복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어느 쪽부터 펼쳐서 읽어도 빠져들게 되는 감동적인 휴먼소설이다.

경기도 화성의 한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원장은 어릴 때부터 거지를 보면 단돈 10원이라도 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따뜻한 심성으로 성장한 그가 ‘나눔의 삶’을 본격적으로 결심한 건 1971년 월남전에 자원입대한 후부터다. 전투에 같이 나갔던 동료들이 죽고 부상당한 것을 수없이 보면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남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