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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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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예술>- 휴식과 재생산의 밤을 사유와 쓰기의 밤으로 ‘휴식과 재생산의 밤을 사유와 쓰기의 밤으로 지켜내야’ 하는데 그러기가 얼마나 힘이든지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새로 나간 직장에서 계속 컴퓨터로 뭔가를 쓰는 작업하다보니 집에 오면 컴퓨터 앞에 앉게 되질 않더라고요. 눈도 허리도 아프고. 몸을 가로로 눕히고만 싶은 거죠. ‘부디 직장인도 수업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라는 말에 동조하여 토요일 6시에 수업을 마련해놓고 저는 성찰의 계기를 안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의 척박한 노동현실에서 일상의 불길로 그을린 예술 수행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의 삶에서 ‘하나-더’를 무한히 욕망하고 추구하는 건, 삶을 살아가는 자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분들도 글쓰기수업이란 새로운 영토에 자신의 몸을 들여놓았을 테고요. 그것이 점차 좌절되는 것을 집단적으로..
이상 권태_단 하나의 흥미진진한 생각 하나 기원을 알 수 없는 바람처럼, 어디서 불어와서 제 마음에 감겼는지 모르는 글쓰기 잠언들이 꽤 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말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적용하다보니 제 생각처럼 되어버린 건데요. 그것들이 제 말에서 또 흘러흘러 여러분들 손끝에 이르면, 그래서 글 쓸 때 어떤 염력을 발휘하면 좋겠어요. 가령, 지난시간 내내 강조한 부분, “주제를 좁혀라” 하고 말이죠. 관련 글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누구도 무언가에 ‘대한’ 책이나 글을 쓸 수는 없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책을 쓸 수 없었고, 멜빌은 고래잡이에 대한 책을 쓸 수 없었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그 시간과 장소에 있는 특정한 인물들에 대해서만 쓴 것이다. 모든 글쓰기는 시작하기 전에 먼저 범위를 좁혀야 한다.…너무 부담스러운 과제는..
경철수고 -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인 과제 왜 이렇게 어려운 걸 교재로 택하느냐는 ‘원성’을 듣는 책들이 있습니다. 맑스, 벤야민, 니체의 책, 지난 기수에는 에드워드 사이드. 그리고 장르로는 ‘시집’ 등등. 그런데 쉬운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니거든요. 나의 인지적 정서적 관습적 토대에 아무 이물감 없이 스미는 책은 혼자서 읽어도 무방하잖아요. 공적독서의 장에서는 좀 낯선 책이 좋습니다. 어려운 책이 곧 나쁜 책은 아니며, 불편한 책일 따름이죠. 화를 돋우는 의미에서요. ^^ 기존의 가치와 충돌을 일으키는 새로운 것과 접속할 때 인식의 지평이 흔들리고 그러면서 새로운 사유의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기존의 삶이 답답할 때는 뭔가 새로운 논리 근거, 인식의 틀이 필요한 거고요.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사물이든 ‘화나게 하는 존재’를 가끔은 의도적으로 ..
<자기만의 방> - 글쓰기란 다수 경험의 결과물이다 아침에 파리대학에서 공부하는 후배한테 전화가 왔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 안부와 수다를 전하곤 해요. 일상 잡사가 꼭 젠더와 정치 문제로 연결되는데. 주로 프랑스의 빛과 어둠을 주로 얘기하죠. (살아보니) '겉' 보기와 달리 프랑스가 얼마나 보수적인가, 또 어떤 사안은 얼마나 급진적이고 합리적인가. 일전에 후배의 프랑스인 레즈비언 친구가 그랬다네요. 너네 한국 부럽다고. 우리는 68혁명 이후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되고 여러 제도가 개선되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국은 70년대에 비하면 얼마나 여성(소수자)의 지위가 크게 변했느냐가 요지입니다. 일견 타당한 말인데, 마치 전교 1, 2등 하는 친구가 너무 성적 올리기 어렵다는 말처럼 들려서 허허로운 웃음이 나왔어요. 후배는..
<사유이미지> 삶의 파괴적 성격 (2차시 과제 밀린 리뷰부터) (밤밤) 마음의 말, 감정 진술로 된 글의 한계 행여 수치심이 쏟아져 나올까, 오해될까 두려워 꽁꽁 닫아두었던 마음이 얼룩이로 인해 보듬고 나아지는 과정을 글로 썼습니다. 언제 왜 어떤 사건과 관계를 계기로 그런 마음 상태가 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서사가 생략되어서 아쉽습니다. 글이 겉돌면 독자와 거리가 좁혀지지 않거든요. 글쓰기 첫 과제를 제출하면서 숨 고르기 과정이라 생각해요. 막연하지만 얼룩이가 밤밤님이 삶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는 느낌은 강하게 다가오니 절반의 성공이랄까요. 고양이의 힘이 어떻게 밤밤님 삶에 작용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주세요. 약간 생에 달관한 듯도 싶고 떨림을 간직한 듯도 싶은 매력적인 어조의 글, 듣고 싶네요..
<침묵의 미래> 삶과 삶 아닌 것, 글과 글 아닌 것 낭독과 합평의 불꽃같은 2차시, 엠티도 아니고 두 번째 수업부터 4시간을 달렸습니다. 릴레이 발표의 기록을 세운 것 같네요. 막판에는 (멜로님 표현대로) ‘글이 잘못인지 내가 잘못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모두 애쓰셨습니다. 우리 장했어요. 고된 시간이었지만 ‘몸풀기’는 확실히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앞으로는 체력을 감안해서 속도를 조절할게요. 글이란 게, 엑스레이처럼 삶-마음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마련이거든요. 첫 글을 읽고 나니 비로소 여러분들 만난 기분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글쓰기의 원칙을 반영해서 쓰는 노력을 기울여주세요. 14차시 수업을 마쳤을 때는 ‘내용전달’을 기본으로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공감가능’한 고유한 글쓰기를 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안하무인을 생각하다 일희. 2년 전 같이 공부한 분에게 온 문자 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에 와서 ***랑 같이 일해요. 요즘, 시를 읽고 싶은데 추천 받고 싶어서요. 고독감, 소외감에 분노의 감정이 커져 있어요. 안하무인처럼 사는 사람도 많고, 자신은 괜찮은데 다른사람들이 문제라고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견고함에 질리기도 하고. 솔직하게 살았으면..싸움일더라도 까발렸으면.. 요새 한달에 두편씩 짧은 글을 써요. 내 인생에서 정말 즐거웠던 시간, 글쓰기의 최전선! 고마워요, 지금도. 일비. 지난주 같이 공부한 분에게 보낸 메일 000님, 오늘 낮에 메일을 열어 봤을 때, 바로 답장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메일을 받고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하던 중이었습니다. 먼저, 환불을 요구하..
눈꽃세상에서 일박이일 엠티 2013. 12. 14-15 글쓰기의 최전선 7기 엠티. 거꾸로 스케치 집으로 오는 열차 안. 순대국밥 먹고 서울행 열차를 출발 3분전에 슬라이딩 해서 도착한 우리는 한줄을 통째로 차지하지 못하고 세명, 네명미 나누어 마주보고 앉았지요. 서로 상대편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 이 사진들이 저는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사랑의 거리 때문일까. 어쩐지 쓸쓸하기도 하고. 암수 서로 정다워라에 버금가는 금실이 느껴져요. 여행 후의 노곤함. 그 노곤함 만큼의 친밀감이 묻어난달까. 품에 안은 신문지로 싼 허브 화분까지. 총체적으로 훈훈합니다. 점심 먹으로 순대국밥집 가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 눈꼽 떼자마자 그림을 그렸지요. 유치원 미술시간처럼 크레파스 늘어놓고 옆으로 돌리면서 선에 선을 덧대고 색에 색을 입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