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문자가 왔다. 나와 글쓰기를 공부한 학인의 신춘문예 당선소식. 내 생각이 났다고 너무 좋아 구르고 달리고 싶다며 흥분했다. 나도 가슴이 쿵쾅쿵쾅. 헌데 '소위' 순문학 창작을 알지 못하는 나는 그의 등단에 기여도가 있을 수 없다. 물었다. 왜 나한테 고마운 건지 물어봐도 돼? 그랬더니 내가 글쓰기의 물꼬를 터주었단다. 영문도 모르고 기쁘다. 물꼬터. 직분도 예쁘고.
슬픔이 많은 친구였다. 금방이라도 울듯한 눈망울이 늘 위태로웠다. 보다 못해 천변 카페에서 만나 눈물 찍어바르며 본격적으로 나눈 이야기들. 버스 기다리며 정류장에서 두서없이 나눈 말들. 새삼 기억의 수면위로 떠오른다. 그 눈물로 세상을 적시고 투명한 말들을 실어나르길. 슬픔 많은 세상에서 슬픔 많은 존재로 살아가길. 나는 아까 모처럼 필사한 글을 선물이라며 문자로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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