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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르는말들

muse / uprising








* 음악듣다가

시를 읽으면 음악을 들을 때처럼 어떤 정서의 파도가 밀려와서 나를 덮치고 사라진다. 무섭고 신나고 떨리고 놀라고 외롭고. 난 그 때 온몸으로 번지는 감각의 파장이 좋다. 커다란 순수성으로부터 조롱당하는 느낌. 그래야 하는데 오늘 시는 실패다. 진부한 주제, 불확실한 생각들...발만 적시고 온 듯하다. '상투어로 자신을 위로하는 끔찍한 재능'이라고 니체라면 말했겠지. 삶을 뚫고 시가 나오는지 시를 위해 삶을 대여하는지. 그 차이일까. 어쨌거나 음악의 강력한 위로가 필요한 밤. 오랜만에 뮤즈에.    

* 공부하다가

삶을 법적 세력권 안으로 끌어 들이기위해 필요한 개념이 죄이다. 죄는 무엇을 위반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아니다. 죄는 법률을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법률의 절대 순수한 세력 때문에 존재하게 되는것이다. 그러니까 죄가 있어서 법이 생기는 게 아니라 법이 생기면서 죄가 생긴다. 법은 자기를 예외적으로 만들어 삶 밖에 위치시킨다.. 죄는 법의 위반이 아니다. 죄는 법의 존재자체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법이 있는 곳에서는 누구나 이미 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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