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자 현민 면회기

[사람사는세상]

일년 전 현민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위클리수유너머 창간 파티에 꽃처럼 예쁜 화과자 세트를 들고 왔다. 청년이 좀처럼 고르기 힘든 선물을 그는 섬섬옥수 긴 손가락으로 건넸다. 이리도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가 거친 옥살이를 어찌 견뎌낼까 안타까웠다. 겨울이 지나고 꽃샘추위가 한창인 3월에 현민은 병역거부자의 옷을 입었다.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 권력의 심장부로 날아가는 전사가 아니라 자유를 갈망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비상하다 갇혔다. 여름 즈음 현민의 면회를 다녀온 수유너머R 친구들이 이구동성 착찹한 심정을 토로했다. “면회 끝날 때 민이가 울어서 마음이 안 좋다”고.

현민이 군대를 거부한 것은 ‘군대가 싫어서’라고 했다. 평화운동가로서의 대의나 여호와의 증인처럼 종교적인 신념 때문이 아니며 그냥 싫다는 것이다. 그런 건가. 그냥 좋은 게 가장 좋은 것이고 간과 쓸개를 홀랑 빼줄 수 있듯이, 그냥 싫을 때 온 몸으로 저항할 수 있는 걸까. 현민은 위클리수유너머 <영장찢고 하이킥>을 통해 꾸준히 소식을 전해왔다. 병역거부에 대해 그는 ‘지배적 남성성과 거리두기’라고 규정했다. ‘내가 병역을 거부한 것은, 당연하게도, 군대로 표상되는 세상의 권력, 질서, 관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야.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어쩜 더 가혹한지도 모르는) 권력의 복판에 놓여있자니 기분이 참 이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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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1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은-유 [2011.03.02 0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일이 있었길래.. 힘내길!! ^^ / 민이가 한두달 빨리 나올 것도 같은데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보더라고. 민이 글이 정말 좋지. 나도 애독중..ㅎ

  2. 마구마구 [2011.03.01 1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 아픈 얘기네요...

    • 은-유 [2011.03.02 0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쵸.. 뒤돌아나오는데 눈물이 ㅠㅠ 아들이 커가니까 더 가슴 아파요.. 집에 와서 아들에게 군대 대신 감옥 가는 형도 있고 면회다녀왔다니까 실감을 못하더라고요. 현민의 엄마 심정이 어떨지. 암튼 자식 키우려면 강심장이어야해요.

  3. [2011.03.02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은-유 [2011.03.02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금 후배에게 메일 띄워놓았어요 ^^ 어떤 상황인지 어떤 답답함을 갖고 계신지 막연히 짐작은 갑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요. 좋은 인연이 되면 좋겠네요. 부담 느끼지 마시고요. 앞으로도 종종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어디에 살아도 고민은 비슷한가보네요^^

  4. [2011.03.02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은-유 [2011.03.02 14: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님이 오래전 다녀간 길 제가 이제야 다녀왔네요. ^^; 한겨레 죽음보도. 안 그래도 어제 선배랑 밥 먹다가 쌍용차 노조 조합원이 13명 죽었다는 얘길 듣고 밥이 넘어가질 않더라고요. 죽음공화국이죠. 아이를 키우면서도 계속 혼란스러워요. 결단을 내려야할 일도 많고...현민이가 아른거려서 이틀간 눈물바람했어요. ㅠㅠ 근데 또 많이 단단해져서 대견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맘이 복잡해요. 인간이 한 세상 인간답게 살다가기가 참 힘들구나 생각해요..

  5. 장정아 [2011.03.02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감옥이라는 곳에 갇혀야할 이유가 되나요??? 은유말처럼 아들이 커가니 더욱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현민군이 지난 겨울의 혹독함도 잘 이겨냈으니 무더위도 견더내고 나면 더욱 크고 깊은 마음을 갖게 되겠지요. 아직도 이런 선택에 대한 책임이 가혹한 현실에 인생선배로서 책임감을 느껴 더욱 현민군에게 미안한 맘이 드네요

    • 은-유 [2011.03.02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민이의 고통이 누군가에게 길을 열어주리라 생각해요.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고통을 피하지 말고 눈 앞에 것에 급급하지도 말고 잘 살아야겠고..

  6. 팔랑이 [2011.03.05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공님, 이번에 임재성님이라고, 양심적병역거부자가 쓴 책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가 출판됐어요, 우연히 알게되어 읽고 있는데, 감옥에 있을때 아빠가 보내주신 편지를 2통인가 옮겨놨는데, 정말 지하철에서 눈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