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업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첫사랑 고구마 같은 직업 월동 준비로 고구마를 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하려고 검색창에 고구마를 써넣으니 브랜드가 말 그대로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왔다. 내가 고른 것은 첫사랑 꿀고구마. 달달하고 익살스런 이름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집으로 배송온 상자에도 ‘첫사랑 꿀고구마’라고 표기되어 있다. 고구마를 꺼낼 때마다 킥킥 웃음이 난다. 저 농부에게는 못 잊을 첫사랑이 있는 걸까. 단지 판매 전략으로 고안해낸 말일까. 전원일기 풍의 농촌 멜로가 아니고서야 티라미슈 케이크도 아니고 고구마를 먹으면서 첫사랑이 떠오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어쨌든 저 농부는 고구마처럼 촉촉하고 달콤한 기억에 근거해 이름 지었을 테고 그것이 인간 보편 감성의 한 켜를 이룬다는 사실을 믿은 것이다. 나는 그 농부가 참 행복한 직업인이라고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