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게 왜 궁금한 거죠? “세상에 저런 일이 어딨어.” 아버지는 TV를 보면서 늘 말씀하시곤 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말도 꼭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나는 그 말이 싫었다. 세상을 다 아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확신하지? 말도 안 된다면서 굳이 보면서 욕하는 것도 이상했다. 나는 자라서 세상에 일어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백발 성성한 아버지는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온순한 시청자가 됐다. 아랫집에 사는 60대 초반의 어르신과 엘리베이터에 가끔 동승한다. 오전에 눈곱만 간신히 뗀 몰골로 대파가 삐져나온 장바구니를 들고 있을 때도 보고 저녁 강의를 마치고 노트북 가방 멘 채 밤 12시에 마주치기도 한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곤 했는데, 하루는 남편이 말했다. “아랫집 아저씨가 당신 무슨..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