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강처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느 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강처럼 / 문태준 엄마가 돌아가시고 첫 생일날에는 아침부터 이를 닦다가 울컥했다. 엄마가 나를 낳고 하루라도 입원비를 줄이려고 바로 그날밤 퇴원했다고 하셨다. 나는 애를 낳고서야 엄마의 궁상 혹은 결단이 실감나서 숙연해지고 말았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자 나의 출산스토리가 더욱 사무쳤다. 핏덩이를 품에 꼭 싸 안고 어그적 어그적 걸어가는 엄마의 불편한 뒷모습이 떠올랐다. 존재에 대한 연민에 복받쳤다. 저녁에 술을 '진탕' 마시고는 생애 첫 음주-구토를 일으켰다. 그것도 일급호텔 스카이라운지의 하얀 눈밭같은 테이블보에다가. 서울 한강의 야경을 배경삼아. 다음날은 생애 처음으로 원고기한을 어겼으며, 일박이일 간 머리를 바닥에서 떼어낼 수 없었다. 그 후로도 슬픔이 가슴보다 커질 때는 술을 붓는다. 그 술은 마중물이다. 몸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