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기덕<아멘> 신적인, 시적인, 선적인 영화가 끝났을 때 가슴이 아렸다. 아, 신음 같은 감탄사가 터졌다. 심오한 내용을 잘은 이해하지 못해도 아름다운 건 알겠는 기이한 체험. 신이 보이고 삶이 보이고 김기덕이 보인다. 제목이 이다. 여주인공이랑 둘이 프랑스에서 만든 로드무비인데 대사가 거의 없다. 글씨 없는 그림책 같은 영화다. 한 시간 반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스크린이 회화적이다. 크레딧도 달랑 세 줄. ‘감독 김기덕’ ‘배우 김예나’ ‘촬영 김기덕 김예나’ 그리고 END. 이건 거의 ‘묵언수행’이다. 김기덕이 열반에 들었구나, 그렇게 결론내렸다. 아무려나, 선(禪)적인 것이 신(神)적이고 시(詩)적이기까지 하다. 사실 김기덕의 영화를 끝까지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수년 전부터 그의 작품을 보려고 시도하다가 끔찍한 장면에서 그냥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