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와 수박 커다란 수박만 보면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는 전형적인 옛날엄마였다. 알뜰과 궁상의 화신. 그래서 여름에 수박을 살 때도 1만원이 넘으면 망설였다. 지금이야 물가가 올라서 1만원 이하 수박이 거의 없지만 4-5년 전만해도 내 기억에 1만 2천원이면 제일 크고 좋은 수박을 살 수 있었다. 근데 엄마는 소심해서 그걸 못 사고 꼭 7-8천 원짜리 수박을 샀다. 대략 아기 머리 크기의 수박이다. 운이 좋으면 잘 익은 것이지만 대부분 못난이 수박이라 그리 당도가 높진 않았다. 내가 5천원 차이로 웬 궁상이냐고 뭐라고 하면 엄마는 “시원한 맛으로 먹지~” 라며 끝까지 저가수박을 고집했다. 어쨌거나 ‘얼음’같은 수박을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할 만큼 엄마에게 여름은 잔인한 계절이었다. 여름에는 입맛도 없고 음식도 잘 상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