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부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꽃수레의 설계노트 때 이른 무더위로 푹푹 찌던 5월 마지막 일요일. 꽃수레랑 둘이 집을 나섰다. 동네서점에 찾는 책이 없어서 영등포교보에 가는 길이다. 버스는 냉동차처럼 시원했다. 모녀뿐인 텅 빈 버스에 아가씨 두 명이 탔다. 우리 앞쪽에 앉아 종알종알 수다를 떨었다. 난 창밖을 보고 있는데 꽃수레가 말을 건다. “엄마, 저 부채 귀엽다!” 앞자리 아가씨들의 손에는 각각 팬시점에서 산 것으로 사료되는 노란 병아리 모양과 초록 개구리 모양 부채가 들려있었다. “어머, 저런 게 다 있구나. 정말 예쁘다.” 내가 봐도 깜찍해서 호들갑스럽게 맞장구쳤다. (아홉 살 생일날) 꾀쟁이 꽃수레 그리고 며칠 뒤, 밖에 있는데 전화가 왔다. 꽃수레다. ‘무슨 일이지?’ 요즘 꽃수레는 낮에는 전화를 통 안 했다. 엄마 일하는데 방해될까봐 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