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의 노동은 일흔 넘어도 계속된다 “여자는 박쥐나 올빼미같이 살며 짐승처럼 일하다가 벌레처럼 죽는다(마거릿 캐번디시).” 장송곡 같은 인용문으로 시작된 글을 읽어나간다. “남자 셋을 부양하기 위해 컴컴한 새벽길을 나서는 일이 서럽고, 아무도 눈 맞춰주는 이가 없는 낯선 건물을 닦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이 고됐을 것이다.” 엄마의 신산한 노동은 일흔이 넘도록 끝나지 않는다. 오십 대 딸이 인터뷰한 엄마 이야기다. 나는 글쓰기 수업에서 학인들이 써오는 부모님에 관한 글을 읽으며 ‘남자는 돈 벌고 여자는 살림한다’는 가부장제 성별 분업 구도가 허위는 아닐까 자주 의심한다. 자식들 증언에 의하면, 아버지가 생계를 맡았지만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곤 했다. 엄마는 식당 아줌마로, 목욕탕 매점 이모로, 백화점 의류판매원으로, 똥 치우는 간병인으로 일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