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느 면접관의 고백 마흔 넘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근 20년 만이라 얼떨떨했다. 열 명 남짓 일하는 작은 비영리조직이라도 회사는 회사다. 출퇴근, 야근, 회식, 주간업무회의 등 온갖 직장의 관습을 익히느라 진땀 흘리며 ‘늙은 신입사원’ 노릇을 수행했다. 그런 내가 입사 4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때 면접관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예정에 없던 일이다. 비록 팀원을 한 명 두었지만 직함이 팀장이라서, 조직에서 나이가 많은 죄로 그리되었다. 자기를 신입으로 아는 나한테 면접관을 하라니 자아분열 돋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사무실 테이블에는 서류심사를 앞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이백인분이 쌓여있었다. 저 존재의 아우성들, 사각형에 갇힌 면면들. 꼭 무슨 전단지 묶음 같았다. 귀해 보이지 않았다. 옆 자리 ‘젊은 팀장’은 일차 서류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