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침 꽃 저녁에 줍다' 감색 재킷을 입은 그는 첫날부터 눈에 띄었다. 글쓰기 수업에는 원래 남성이 드문데 그간 개량한복 입은 사람은 있었어도 각 잡힌 양복 차림은 처음이었다. 직업은 회사원. 기성복에 길들여진 몸처럼 생각도 표준화됐을 수 있기에 나는 마음이 쓰였다. 그가 과제를 발표했다.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근무가 태만한 동료와 일하는 고충에 관한 글인데 몸이 불편한 동료라서 더 선의를 갖고 대했지만 역시 장애인은 힘들더라는 결론으로 흘렀다. 몇몇이 반론을 폈다. “이런 업무 구멍은 비장애인에게도 흔한데요? 일 못하고 회식 다음 날 늦는 상사는 어디나 있지만 그렇다고 ‘이래서 비장애인은 안 된다’고 하진 않아요.” 또 다른 이는 오빠가 시각 장애가 있는데 특진했다며 장애인을 무능력한 존재로 일반화하기엔 글에 논거가 약하다고 .. 제주 북토크 - 책방소리소문 https://blog.naver.com/sorisomunbooks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