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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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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라 6기 신청안내 -30일 정오12시 1월 30일(목) 정오 12시에 아래 사이트에서 신청하세요. 이후북스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now_afterbooks/ 이북스 블로그 http://blog.naver.com/now_afterbooks
연민과 배려 사이 한동안 에스엔에스 계정에 아이들 사진을 올리지 못했다. 두 아이가 초상권 침해를 주장할까 봐 눈치가 보였고 그보단 다른 아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고 김동준, 이민호군 이야기를 책으로 썼는데 그 아이들이 내 큰아이 또래고 유가족인 부모들은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다. 인터뷰 작업을 하면서 같이 눈물 콧물 흘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내 자식의 밥을 챙기는 일도 어쩐지 죄스러웠다. 세상이 이렇게나 불의하고 부실하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그런 세상에서 나는 ‘아직’ 안전하고 안온하다. 아이에게 고기반찬을 먹이고 하루에 3명이 일하다가 죽는 ‘헬조선’에서 더 나은 지위를 차지하길 바라며 학업을 뒷바라지하고 가끔 휴가도 간다. 빤한 일상이지만 그조차 단숨에 빼앗긴 이웃의 생생한 고통을..
불행을 말해도 될까요? “밥 먹으러 올래?” 텃밭에서 딴 호박이랑 가지로 무친 나물, 열무김치, 시레기국까지 너무 끝내주는 반찬이 생겼는데 혼자 먹기엔 양이 많으니 오라고 선배가 호출했다. 말만 들어도 침이 고였으나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다. 다음날 지역 강연을 마치고 상경하는데 해가 떨어지자 제대로 된 밥 생각이 간절했다. 나한테 ‘만족스러운’ 집밥을 차려줄 집-사람은 나뿐이다. 역 근처 식당을 검색했다. 내겐 배고픈 채로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삶의 대원칙’이 있다. 배고프면 남을 미워하고 생을 비관하게 된다. 평상심 회복에 밥만한 게 없다. 메뉴를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검색창을 닫고 선배한테 문자를 넣었다. “반찬 아직 있어?” 택시로 30분. 집밥이 있는 밥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여니 갈색 도기의 정갈한 7첩 반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