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강연 가는 길은 발걸음이 살짝 무겁다. 대개 교사들이 "책 잘 읽었다. 아이들에게도 글쓰기 강연을 들려주고싶다"며 나를 초대한다. 문제는 피로에 지친 고딩들. 내가 이름 난 작가도 아니고 학생들은 나의 존재를 모를 텐데, '저 사람 뭐임?' 시큰둥 하면 어쩌나. 내가 하는 말이 꼰대스러운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수 있을까 등등. 속이 시끄럽다.
며칠전 인천의 한 고등학교도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갔다. 40여 명의 초롱초롱 눈망울을 맞추며 '구애'하는 사람처럼 강연을 마쳤다. 한숨 돌리는데, 여학생 둘이 손잡고 다가온다. 그리고 한 여학생의 손에는 초록초록 <쓰기의 말들>이 들려있는 게 아닌가? 속으로 감격했다. 내게도 고딩 독자가 있다니!!! 점점 다가오는 긴 머리 소녀. 어떻게 이 책을 알았느냐고 물으려는 찰나, 내 목앞에 책을 펴더니 하는 말,
"저희 담쌤이 작가님 팬이래요. 꼭 사인 받아 오래요.~~~"
이거슨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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