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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르는말들

아들과 딸

며칠 전 아들 학교에 갔다. 아들 학교가 내년에 실시될 교원평가제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공개수업을 실시했다. 아들 반은 체육시간이었다. 전교생이 이천 명인데 운동장이 매우 협소하다. 100m달리기를 못해서 50m달리기로 시험을 봤을 정도다. 그 좁아터진 곳에서 다섯 학급이 체육을 하러 나왔다. 한 반에 40명 씩 200명에 학부모까지 모이니까 이건 완전히 추석 연휴 전날 서울역 대합실보다 더 바글바글 복잡했다. 체육수업이 과연 가능할까 염려스러웠는데 세상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각 학급별로 달리기, 줄넘기, 농구 등등을 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기까지 했다. ‘다 살게 마련이구나...’  

감탄을 하면서 지켜보는데 어떤 엄마가 말을 건다. “누구 엄마세요? 애가 학교생활 재미있다고 하죠? 담임선생님이 애들한테 참 잘해주시더라고요....” 아들네 반 딸아이의 엄마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나로서는 죄다 처음 듣는 내용이었다. 민망했다. 난 있는 그대로 말했다. “울 애는 집에 와서 학교 얘기를 상세히 안 해요. 뭘 물어보면 ‘좋아요.’ ‘없어요.’ '몰라요' 이렇게 세마디면 끝나요. 단답형이에요.^^;”   “아들들이 좀 그렇죠. 저도 둘째가 아들인데 학교 돌아가는 사정을 전혀 몰라요.” 그 엄마가 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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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희 2009.10.27 21:54

    참... 덕윤이가 티비에서 하는 피카츄를 넋놓고 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저리 컸네! 덕윤이가 저리 알차게 클동안 나는 뭐했나..ㅋㅋㅋ 덕윤이 피아노 치는거 보고 싶당~^ ^

  • 보동 2009.10.28 12:48 신고

    대문 사진을 바꾸셨네요? 마흔, 불혹의 언저리에 가까우셨다는데 사진 속으로 발게 빛나는 얼굴은 나이를 거꾸로 드시는 것 같아요. 중학생 자모라고 보기에는....
    저도 아들, 딸 골고루 두고 있지만, 세 아이들 마다 나름의 개성이 각기 다 다른것 같아요. 자모 역할까지 조금 해보려 하니 무척 불편하던 기억이 나네요.

    • 은-유 2009.10.29 01:11 신고

      아이들 개성이 달라서 신기하고 재밌고 어려운 거 같아요..자모역할이 쉽진 않죠. 저도 앉아있기 불편해서 자모회는 잘 안가요. 엄마들이 단체로 모여 있으면 너무 쎄서..ㅋ (사진 칭찬은 고마워요)

  • 장정아 2009.10.29 12:52

    놀이란 원래 단순한 것이 더 재미있는 것이지 그옛날 대학떄 MT가서 비석치기하며 깔깔거리고 정말 잼나게 놀던 시간들이 생각난다.놀이의 재미는 그 안에 들어가보면 알 수 있는데...우리도 그 시절을 지나왔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유치하다고 타박하니(유치한 놀이한 덕분에 울 아들 이름도 공개석상에 올랐네 ㅋㅋ)..
    아들과 딸의 차이도 있지만 요즘들어 개인의 기질차가 더 크지 않나 싶어. 어물쩡 넘어가고 있는 아들은 상대할 만한데 점점 더 까칠해지고 까탈부리는 은현이를 보면 사춘기의 끝은 어딘가 싶네? 점점 자신이 없어져. 그림같은 엄마와 딸로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떔에..

  • hyde 2009.11.02 15:17

    헉 언니 2년전인가 볼때랑 또 달라요! 왜 언니 집 갔을때 어두운 길에서 깡패같은 애들 만났다고 들어왔던 ㅠㅠ 언니의 쌀강아지가 이젠 완전 소년티도 벗고 있는데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