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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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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서 사라진 십대라는 존재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이제 막 성인이 되어 마주할 사회의 모습이 달라질 테니 투표권 없는 우리들은 불안하기만 했다. 그저 어른들이 멀쩡한 사람을 뽑아주기만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때 어리숙한 권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네 또 어른들 흉내 내니? 너희들이 뉴스 볼 시간은 있니? 맨날 페이스북이나 하면서 확실한 정보도 아닌데 함부로 말하고. 쓸데없는 얘기 할 시간에 영어 단어 한 개라도 외워라.’ 과학 선생님이었다.” 지금은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 쓴 글이다. 읽는 내내 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저 교사처럼 노골적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내게도 아이들을 한 자락 낮게 보는 시선이 없다고 말할 수 없어서다. 한데 저 글이 말해주듯, 사실 뭘 모르는 건 어른들이다. 적어도 청소년에 대해..
아이들에게 잘 권리를 새해 들어 고등학교만 두 군데 특강을 갔다. 강화와 대전.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 글쓰기에 관심을 둔 아이들 이삼십명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뭐 어른들 특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나는 아이들이 워낙 공부에 시달리니까 나마저 힘들고 지루하게 할까봐 전전긍긍 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 몇 명이 엎드렸다. "여러분 졸려요? 잠이 부족한가보네.." "네. 졸려요." 선생님에게 여쭈니 아침에 8시에 학교에 와서 밤 9시에 간단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지. 고등학생이면 한참 먹고 잘 나이인데. 우리집 애들은 잠이 워낙 많았고, 난 야간자율학습 시키지 않아서 이 고생을 몰랐다. 애들이 수업시간에도 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그러지? 상상이 안 갔는데 쉬는시간에 자는 걸 봐도 가슴이 철렁하다. 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