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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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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시대의 문학을 말하다 - 사사키아타루와 손홍규 지난 4월부터 와우책문화예술센터에서 일한다. 매년 10월 홍대 주차장길에서 북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게 가장 주된 사업인 사회적기업이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올해로 10년. 나는 책과 관련한 축제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다. 4월 1일 입사하고 보름 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의 시간을 보냈고, 그 미어짐의 와중에 일을 해야했고, 그렇게 나온 기획이 '시대의 중심에서 문학을 말하다'라는 국제포럼이다. 우리 삶에서 재난 이전과 이후의 분할선을 어떻게 그어야할지 모르겠으나, 재난의 시대에 문학-읽고쓰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싶었다. 근래 인상 깊게 읽은 책 의 사사키 아타루를 지난한 과정 끝에 섭외했고, 국내 발제자는 을 쓴 손홍규 작가를 초청했다. 토론자로 고병권, ..
<이주노동자소설> 이주노동자는 삶의 선택권이 있는가 3. 이주노동자로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얼까 소설 속에 그려진 이주노동자는 “한 달에 오십만 원을 벌어 반쯤 저축하고 딱 삼년만 참으면 된다는 순진한 믿음”을 갖고 대한민국의 후미진 공장지대로 모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계획대로 돈을 모아 나간 사람은 “딱 한 사람”뿐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죽고, 열악한 시설의 공장에서 불이나 단체로 죽고, 돼지우리 축사 개조한 집에서 살고, 산업재해 당해 불구가 되는 등 아주 참혹하다. 한마디로 인간의 삶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왔을까. 의 설정대로 누가 네팔에서는 ‘천문학’을 공부한 아버지를 한국에서 ‘전구공’으로 살게 했을까. 돈 인가? 돈/행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욕망인가? 그럴 것이다.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만리타국으로 왔다. 전 지구적으로 ‘돈’은 최고..
<이무기사냥꾼 외 3편> 억압을 생각하게 해주는 '이주노동자 소설' 1. 좋은 문학이란 무엇일까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소설을 읽기 전에, 문학은 왜 필요하고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일까 한번쯤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왜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가. 나는 감동을 통한 인식의 물꼬 틔우기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시 한 편이나 소설들은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좋은 작품이란 나라는 존재에 ‘막힌 의식’, 일상의 틀에 ‘갇힌 의식’을 틔워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진부하고 틀에 박힌 관점을 벗어나 독창적 시선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작품, 그러니까 늘 생각하던 사고의 패턴을 바꿔주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이 아닌 것이다. 또한 당대의 첨예한 사회모순을 다뤘다하여 문학의 복무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읽고 나면 마음만 천근만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