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명동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짙은 보라색 어둠이 칠해진 거리. 군데군데 간판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황량한 대로변엔 삶의 배설물이 낭자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캔이 구르고 비닐이 저 홀로 춤춘다. 옷깃을 세운 남자가 단역배우처럼 구부정한 뒷등을 보이고 사라진다. 정지화면 같은 적막함 뚫고 어디선가 쓰륵쓰륵 싸리비질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목탁소리 같기도 하고 아침밥을 짓는 어머니의 쌀 씻는 소리 같기도 하다. 반복적인 만물의 기척에 산새가 파닥거리고 아이들이 눈 뜨듯이, 연두색 빗자루가 지나간 이곳 거리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새벽 5시 반, 해님보다 먼저 찾아온 환경미화원으로부터 명동의 하루가 시작된다. “새벽 4시 넘어 일어나서 첫차 타고 나와요. 겨울이 추우니까 제일 힘들죠. 더운 게 낫긴 한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