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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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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믿음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강력한 첫인상은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나는 무시무시한 소음에서 비롯된다. 갱도 안에서는 멀리까지 볼 수가 없다. 램프 불빛은 뿌연 탄진에 막혀 얼마 뻗지 못한다.” 조지 오웰이 쓴 의 한 장면이다. 1936년 영국 북부지역 탄광노동자의 실상을 기록한 오웰은 그곳은 “내가 마음속으로 그려보던 지옥 같았다”고 말한다.오웰이 묘사한 지옥을 얼마 전 나도 보았다. 석탄 먼지 어둑한 공간을 밝히는 희미한 손전등. 굉음을 내며 굴러가는 컨베이어벨트. 그 아래 수십개 구멍에 몸을 반으로 접어 머리를 넣어 살피고 바닥에 떨어진 석탄을 삽으로 치우는 사람. 2㎞ 넘는 동선을 오가며 일명 ‘낙탄 작업’을 나 홀로 처리하던 스물넷 청년은 기계에 빨려들어가 몸이 분리된 채 숨을 거둔다. 태..
사람은 어떻게 자기자신이 되는가 - 니체 ‘그는 성인이라기보다는 방치된 어린아이 같았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경우가 아주 흔한 것은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문장을 만나는 재미에 빠져 조지오웰을 읽는다. 빼어난 미문이라기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예리한 관찰, 정확한 분석에 놀라곤 한다. 옆에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왜 언제부터 어떻게 이런 게 보이는 기술자가 되었느냐고.조지오웰의 5년을 생각한다. 그는 젊어서 인도제국경찰에서 일했다. 제국주의의 압잡이 노릇을 했다는 가책에 괴로워하며 스스로 벌을 내린다. 파리와 런던에서 5년 동안 접시닦이, 노숙인을 자처한다. 이 시기의 체험을 이란 책으로 펴내며 ‘작가’로 주목받는다. 조지오웰이라는 필명도 이때부터 사용했다는데, 본문에서 불지옥이 따로 없다고..
<정말, 정말 좋았지> 과제 리뷰 ‘억압된 것은 외부에서 회귀한다. 그것을 억지로 보지 않으려고 하면, 없었던 것으로 하려고 하면, 외부에서 그것의 복수를 당한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의 이치의 요점입니다. 일명 억압된 것의 귀환.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살면서 불가피한 억압의 기제들. 일상적 삶에 괴물 같은 형식으로 돌출되기 이전에 몸소 시간 들여가면서 자기를 관찰하고 외부로 언어화하는 작업을 갖는 일은 소중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 관한 여러 편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참 다른 듯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구나 생각했어요. 학교라는 제도 자체가 강제하는 폭력이 있고, 선생님이든 친구이든 나약한 인간이기에 저지르는지도 모르면서 저지르는 죄가 있고요. 그들은 알까요. 자신의 행동이 한 사람의 마음이 이토록 오래토..
나는 왜 쓰는가 - 정치적 글쓰기에 투항하다 어느 날 서점을 휘 둘러보는데 문학이랑 비소설 코너에 공지영 책이 십여 권 깔려있었다. 워낙 대중적이고 구매력 높은 작가니까 서점으로서는 당연한 처사겠지만 독점현상이 안타까웠다. 공지영보다 더 문장력 좋고 문제의식 뚜렷한 작가들 책도 많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권하는 곳이기도 하다. 자식 입에 밥 한술 더 넣어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영양의 균형을 고려해서 독자의 편식을 막아야한다. 서점의 윤리다. 공지영 에세이를 훑어봤다. 삼십대에 쓴 듯했다. 아무데나 펴서 읽다가 눈길이 멈췄다. 소위 성공한 작가가 되고 나니까 각종 청탁 인터뷰가 밀려오고 거절하면 욕먹고 힘들다...그런데 쓰고 싶은 글 쓰고 10만원 20만 원짜리 사보원고 안 써도 돼서 좋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기분이 묘했다. 그 심정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