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자는 특별하지 않다 얼마 전 나의 책이 한 권 나왔다. 책을 썼다, 책을 냈다 같은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난 그걸 책을 ‘낳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이 있게 되기까지의 시간에 엄살을 부리고 싶어서다. 정말이지 출간은 출산처럼 지난하고 지루했다. 원고를 다 쓰고 나면 부족한 데가 보여서 다듬어야 하고, 이제 되었는가 싶으면 빈틈이 드러나 메워야 하는 식이다. 원고를 보고 또 보는 것 외에도 프롤로그, 에필로그, 저자 소개까지 쓰고 또 써야 하는데, 그 과정이 꼭 산통 같다. 괴로움이 끝날 듯 끝나지 않고 뭔가 완성될 듯 되지 않고 힘은 점점 빠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 더 용을 써야 몸에서 무언가 쑥 빠져나온다. “제가 쓴 책이 나왔어요.” 나는 부르튼 입술로 가까운 이들에게 출간 소식을 알렸다. 아이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