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영미, 원한의 인간의 고백 글쓰기 수업 때 들은 얘기다. 그녀는 서른을 갓 넘긴 비혼여성이다. ‘달려라 하니’처럼 커트머리에 자전거여행으로 팔도를 누비는 씩씩한 캐릭터이다. 하루는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러 마트에 갔단다. 시식코너에서 맛있게도 냠냠 먹고 있는데 직원이 그러더란다. “고객님~ 남편 안주용이나 아이들 간식용으로 좋아요~” 순간 당황하고 불쾌하여 “제가 먹을 건데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고. 이 에피소드를 듣고는 다 같이 박장대소했다. 사실 처연한 웃음이다. 얼굴에 앳된 기색 사라지고 나면 한 여자의 개체성은 상실되고 엄마나 어머니로 호명되는 경우가 많다. 욕망하는 주체가 아닌 돌봄노동의 대명사로 불린다. 현실은 훨씬 징하고 찡했다. 주부들과 글쓰기 수업에서 그녀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자주 가슴을 쓸어내렸다.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