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성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해욱,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일 년에 0.5kg씩 꾸준히 자연증가세를 보이는 몸무게에 비례해 못 입는 옷의 중량도 늘었다. 옷이냐 살이냐. 둘 중 하나는 버려야 한다. 옷은 쉽고 살은 어렵다. 결단에 순간에는 아무래도 만만한 쪽을 택하게 된다. 체형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한 의류정리를 단행했다. 수년간 서랍에서 잠자던 옷가지를 추렸다. 빛바랜 옷들이 무지개떡처럼 층층이 쌓였다. 그것들을 보노라니 잠시 추억이 회오리쳤다. 처음 사서 쇼핑백에 담아올 때는 금지옥엽, 입을 때는 김칫국물 묻을 까봐 조심조심, 보관할 때는 드라이클리닝 비닐에 고이간직. 그래봤자 버릴 때는 다 똑같다. 각각의 고유성과 개별성은 사라지고 일괄폐기 처분한다. 연심의 변심. 그 요란한 과정을 묵묵히 당해야 하는 옷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지도 모르겠다. 멋쩍고 미안해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