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윤동주 / 병원 - 외로움 독거친구들이 불 꺼진 집에 혼자 들어가기 싫고 집에 들어가도 외로움을 달래려 TV부터 켠다고 했을 때 “나는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게 제발 소원”이라고 했다. 진짜다. 동굴처럼 컴컴한 어둠이 기다리는 곳, 체온으로 덥혀지지 않아 풀 먹인 이불호청처럼 약간 서늘한 공기로 세팅된 공간에 들어가서는 오디오랑 스탠드 켜고 한 시간 정도 넋 놓고 앉아있어도 아무도 말 시키는 사람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런 고즈넉한 일상을 살아보고 싶었다. 자취, 유학, 긴 여행 등 단독거주 기회가 전무 했다. 서울내기에다가 결혼 전에는 엄마아빠오빠가 결혼 후에는 남편아들딸이 집에서 24시간 365일 번갈아 대기상태였다. 군집 동물인 인간이 혼자 고립되는 것도 위험하겠지만 늘 누군가와 동거해야하는 것도, 길어지면 미칠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