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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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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그림 공판있던 날 5월 13일(금) 오전 10시 정수샘 결심 공판있었다.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10시 10분. 최근 방문이 잦아 친구네 사무실처럼 정이 들어버린 서관 525호실 앞에는 연구실 동료들이 앉아있었다. "왜 안 들어갔어?" "사람 많다고 방청객 통제하네요." 이런 경우는 없다는데 암튼 밖에서 기다렸다. 5분쯤 후 공판이 끝났다. 언론에 발표된 대로 결과는 벌금형. 박정수 200만원, 최지영은 100만원. 무죄가 나왔어야 마땅하지만 저들이 하도 초강수를 두는 바람에 과도한 판결을 염려하기도했다. 안도와 울분의 감정이 교차했다. 독일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지영은 집행유예가 나오면 곤란할 판국이었다. 서둘러 로비로 빠져나갔더니, 그야말로 '구름'같은 취재진이 기다린다. 예상치 못했다. TV에서만 보던 그 장면. 카메라 ..
박정수 - 청소년을 위한 꿈의 해석 "새책 왔숑~ 새책 왔숑~" 박정수 수유너머R연구원의 책이 나왔어요. 제목은 바로 어제. 3월 15일 (화) 이날은 수유너머R 화서회 있는 날. 라고 ㅋㅋ 연구원들이 모여서 책 읽고 회의하고 수다 떨고 그럽니다. 지난 겨울, 박정수가 말했죠. "우리 화서회 하는 날, 하루라도 밥 같이 해먹자~" 그래서 시작됐습니다. 화서회 밥회동. 첫 메뉴는 산채비빔밥. 연구실 주방시설이 열악한 관계로 각자 집에서 나물을 준비해왔죠.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오뎅볶음, 멸치, 묵은 김치 등등. 풍성한 밑반찬이 오르고. 현식이는 난로 위에서 계란후라이를 했다죠. 소꿉놀이에 들어있는 모형보다 더 정교한 계란후라이로 산채밥의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비빔밥에) '색감이 살아있다!' 탄성을 지르며 참기름 한방울 떨어..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지젝의 반복, 은유, 혁명 반복, 중층결정, 죽음충동, 그리고 혁명. 내겐 삶을 구성하는 원리로 읽힌다. 니체의 계보학에서 사건의 반복에 민감해야한다는 걸 배웠다. 그 말이 뇌리에 박힌 건 나의 삶에 반복되는 실존의 고민과 고통들 때문이었다. 개인사이건 사회적문제건 ‘반복’을 겪을 때면, 아니 당할 때면 내가 꼭 바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반복을 줄 세워 놓고 돌파지점을 애써 고민하곤 했다. 그런데 계보학에서 반복 분석은 사건들의 점진적 진보곡선을 추적하는 게 아니다. 어떤 역사적 배치 속에서 탄생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었다. 프로이트의 반복. 박정수가 강의안 1면 톱으로 다룬 반복. ‘왜 반복이 중요한가?’라는 헤드라인이 가슴을 때린다. 우리는 보통 반복을 과거의 어떤 것이 차이를 낳는 시간의 부침을 견디고 동일하게 되돌아오는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