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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에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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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에티카, 그가 누웠던 자리 4월 21일. 시세미나 시즌2 마지막 시간. 봄비 가열차게 내리던 밤. 우리는 아름다운 몰락을 위해 를 읽었습니다. 감기와 시험 등으로 개별적인 몰락을 통보한 바람도리(은미), 단단, 한준이 빠진 빈자리. 오랜만에 형호씨가 등장했습니다. 혜진, 민, 소영이 가로등처럼 환하게 여전히 그 자리를 지켜주었고요. 소설과 시 두 마리 토끼를 모는 문학의 여신 은재와 정란, 공교육의 현장 감각으로 시수업의 핵심을 짚어주시는 로코코 고은, 그리고 웃음과 활력에너지 원천 공대생 예술인 두부가 함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날도 어김없이 홍차 캔음료 데자와를 든 어린왕자 규빈이 간신히 착지하였습니다. 나는 사랑하노라. 몰락이 아니면 달리 살줄 모르는 자를. 신형철 평론집 애피그램으로 쓰인 구절이고 출처는 니체의 서문입니다..
거리의 고통을 사랑하라 월악산 자락으로 짧은 여름휴가를 갔다. 남편 친구가 빌려준 펜션을 거점삼아 강으로 산으로 하루씩 다녀왔다. 낙동강 지류 어디쯤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아이들은 커다란 나룻배 모양 튜브를 빌려서 타고 놀았다. 나는 물이 무릎까지 닿는 바위에 걸터앉아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며, 깎아지른 절벽과 그것을 와락 껴안은 듯한 초록빛 강물의 절경에 심취해있었다. 덕윤이가 노를 저었다. 겁이 많은 꽃수레는 반은 웃고 반은 굳은 채 앉아있었다. 오빠에게 천천히 하라는 둥 뭐라고 쫑알쫑알 말소리가 들리더니 한참 후 보니까 배가 저만치 흘러가 있었다. 물이 ‘결코’ 깊지 않았다. 안전선 부근에서 노는 성인남자들 얼굴이 강물 위로 쏘옥 나와 있었다. 그런데 배가 자꾸 멀어져갔다. 아들 녀석이 방향을 틀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