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몰락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달의 몰락 / 유하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 나는 명절이 싫다 한가위라는 이름 아래 집안 어른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김시 집안의 종손인 나에게 눈길이 모여지면 이젠 한 가정을 이뤄 자식 낳고 살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네가 지금 사는 게 정말 사는 거냐고 너처럼 살다가는 폐인 될 수도 있다고 모두들 한마디씩 거든다 난 정상인들 틈에서 순식간에 비정상인으로 전락한다 아니 그 전락을 홀로 즐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물론 난 충분히 외롭다 하지만 난 편입의 안락과 즐거움 대신 일탈의 고독을 택했다 난 집 밖으로 나간다 난 집이라는 굴레가, 모든 예절의 진지함이, 그들이 원하는 사람 노릇이, 버겁다 난 그런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 그 쓸모 없음에 대한 사랑이 나를 시 쓰게 한다 그로므로 난,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호의보다는 날 전혀 읽어내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