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같은바지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몸 같은 바지 / 이오덕 '두껍고 푹신한 마음을' 10년쯤 전에 광화문 땅밑 교보문고로 들어가는 길에서 사 입은 누런 골덴바지, 그게 몇 해 전부터 무릎 쪽이 헤지고 엉덩이가 빵꾸날 지경이라 더 입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어 그대로 두었는데 서리가 하얗게 내린 어느 날 좋은 생각이 떠올라 마침 그날 찾아온 서울 ** 동 어느 골목에서 삯바느질하는 고호자 씨한테 부탁을 했다. 이 바지 좀 꿰매 주실 수 있을까요? 이 뒤쪽과 두 무릎 안쪽에 좀 큼직하고 두꺼운 천을 대어서 누벼 주시면 좋겠는데요, 더구나 무릎은 몇 해 전부너 늘 찬바람이 일어날 지경이니 푹신한 걸로 대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고씨가 보더니 그렇게 하겠다면서 가져가더니 일 주일 뒤 꿰맨 바지를 가져왔다. 날씨가 추운데 빨리 입으셔야지 싶어서요 하면서. 그걸 입어 보니 와아, 무플이 후끈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