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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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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좋았지> 과제 리뷰 ‘억압된 것은 외부에서 회귀한다. 그것을 억지로 보지 않으려고 하면, 없었던 것으로 하려고 하면, 외부에서 그것의 복수를 당한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의 이치의 요점입니다. 일명 억압된 것의 귀환.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살면서 불가피한 억압의 기제들. 일상적 삶에 괴물 같은 형식으로 돌출되기 이전에 몸소 시간 들여가면서 자기를 관찰하고 외부로 언어화하는 작업을 갖는 일은 소중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 관한 여러 편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참 다른 듯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구나 생각했어요. 학교라는 제도 자체가 강제하는 폭력이 있고, 선생님이든 친구이든 나약한 인간이기에 저지르는지도 모르면서 저지르는 죄가 있고요. 그들은 알까요. 자신의 행동이 한 사람의 마음이 이토록 오래토..
글쓰기의 최전선 6기 시작합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6기 '글을 쓴다는 것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가장 급진적으로 된다는 것은 사물을 근원으로부터 파악한다는 것이고, 이 근원이란 인간에게 자기 자신이다.” 맑스의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아무리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아도 자기를 아는 것, 즉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글쓰기는 자기표현과 자기파악의 안전한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정립된 생각을 글로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안간힘을 통해서 생각이 가지런해지고 자아가 다듬어지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외국어를 공부하듯 새로운 언어감각을 기르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동기부여와 반복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글쓰기의 최전선’에서는 읽고 토론하고 쓰는 입체적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성장기..
[공지] 글쓰기의 최전선 5기 - 르포르타주/인터뷰 편 르포르타주란 프랑스어로 탐방·보도·보고를 뜻하는 말입니다. 사회현상을 충실히 기록하거나 서술하는 보고기사 또는 기록문학으로 줄여서 '르포'라고도 합니다. 이번 강좌는 자기고백적인 글쓰기에서 나아가 나와 주변세계를 심층적으로 탐사하여 사회현상을 읽어내는 일상-르포에 도전합니다. 미리부터 타자로 설정해둔 쪽방촌의 사회적 약자를 찾아가거나 화제의 인물과 접촉을 서두르기보다 내 삶의 허물어져 가는 곳을 발견하고 내 옆의 동료에게 귀 기울이면서 차츰 삶의 자리를 넓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일상은 엄청난 사건이 잠재된 공간입니다. 내게 다가오고 작용하는 사람들, 발생하는 사건들, 뒤엉기는 감각들. 그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의 가치를 알아차리고 글감으로 취하는 일이 기록문학의 시작이자 전부입니다. ‘감각은 끝내..
글쓰기의 최전선 - 창경궁나들이 편 1. 글 쓸 사람 예전에 방통대에 출강 나가는 분이 고민을 터놓았습니다. 학생들이 글을 들고 와서 봐달라고 하면 무어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글의 수준을 보면 별로 가능성이 없는데 계속 쓰라고 격려를 할 수도 없고 쓰지 말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아무 말이나 해주세요. 뭐라고 말해도 쓸 사람은 쓰니까요.” 가망 없다는 말에 얼른 붓을 놓는다는 건, 쓰기 싫었는데 마땅한 이유가 필요했던 사람의 행동인지 모릅니다. 또한 칭찬에 들떠서 붓을 쥔다 한들 강력한 ‘내적 요청’이 없는데 무슨 힘으로 글을 짓겠습니까. 글은 의지의 선택이 아니고 몸의 산물입니다. 그러니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
글쓰기의 최전선_셀프인터뷰 봄눈이 내렸다. 두보는 한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깎인다 했는데, 한송이 눈에는 봄빛이 어이되는 걸까를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다. 작년 3월 '글쓰기의 최전선'을 처음 시작하여 세 번의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한번 끝날 때마다 사랑하고 헤어진 것처럼 아팠다. 삶이 섞였다 분리되는 일은 분명 전율이고 고통이다. 글쓰기의 최전선 4기가 4월 17일 시작된다. 그 때는 햇살 따스하면 좋겠다. 보다 많은 분들과 수업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과목인 점을 감안하여, 강사가 직접 셀프인터뷰를 작성해보았다. 글쓴이: 은유(수유너머R) # 글쓰기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글쓰기는 읽기, 생각하기, 쓰기가 한 몸처럼 이뤄지는 작업이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좋은 글을 쓰기 어렵다. 그래서 수업을 ..
글쓰기의 최전선 4기 모집 (4월 17일 개강) 글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한 방편입니다. 글쓰기를 누구나 배워야 한다면, 근사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우선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내 생각을 표현해보아야 남의 말을 알아듣고, 불필요한 오해와 말의 공해가 줄어듭니다. 제대로 말하고 쓰기. 글쓰기의 필요성은 마치 등산처럼 삶의 어느 지점에서 간절해집니다. 자신이 경험한 인생을 신뢰하고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때부터 한걸음씩 내딛으면 됩니다. 글쓰기는 지성의 영역인 만큼 기술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근육처럼 쓸수록 나아집니다. 그리고 써야 씁니다.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생각은 명료해집니다. 또한 글쓰기에는 이야기를 나눌 동료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려면 잘 쓰겠다는 의지보다 꼭..
니체와 함께 한 11월 금요일 아침 커피가 달다. 목요일 저녁에 니체 수업을 끝내고 마시는 첫 커피이기에 그렇다. 어제로 2강이 지났다. 한 고개 넘고 바위에 앉아 쉬는 느낌. 발아래 출발지점이 보인다. 차라투스트라-글쓰기 강의라는 발상.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일이다. 우월한 니체전문가 많은 연구실에서 니체강의 한다고 나서려니 민망하기도 했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었다. 내 조건에서 열심히 할 자신은 있었다. 잃을 것도 지킬 것도 없는 인생, 해보고 싶은 일은 해야 한다. 설령 망해도 별로 나빠질 게 없다는 게 엄청난 자유를 준다. ㅋㅋ 위대한 사상과 수려한 문체의 원천 ‘차라투스트라’를 읽고 밑줄을 긋고 생각을 뒤척이고 그 인식의 거울로 자기 삶을 비추어 글을 쓰고. 그러자고 공지를 내놓고는 조마조마했다. 누가 동조를 해줄 ..
글쓰기의 최전선: 니체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썼다" 니체의 글은 시적입니다. 삶에 대한 통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특유의 운율에 녹아있습니다. 짧은 경구와 비유, 강렬한 아포리즘으로 풀어냅니다. 그것은 니체가 독자를 선별해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詩)는, 시적인 니체의 글은 내가 원한다고 읽을 수 없습니다. 삶에 대한 물음을 가졌을 때만, 그 절실함의 강도만큼 문장들이 화살처럼 날아와 꽂힐 것입니다. ‘나는 니체를 읽었다’가 아니라 “니체가 나를 습격해왔다! " 니체와의 만남은 내가 낯설어지는 체험이고 삶을 창조하는 실험입니다. 니체에게 글을 쓴다는 것과 삶을 바꾼다는 것은 하나입니다. 그런 점에서 는 좋은 글쓰기 교과서입니다. 모든 가치의 전환이라는 메시지, 치밀한 비유와 유려한 문체는 “폭풍과도 같은 자유로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 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