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견딜 수 없네 / 정현종 책을 보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혹은 음악을 듣다가 너무 찡해서 눈물을 짓는 건 흔한 일상사다. 하지만 사진을 보고 울어본 적은 딱 두 번 있다. 울었다기보다 눈물이 절로 흘렀다고 해야 맞겠다. 한 번은 한대수 선생님 사진을 보고서다. 같이 취재 간 사진작가가 한대수선생님의 뒷모습을 찍었는데 흑백이었다. 한적한 홍대 뒷골목을 배경으로 가로등 불빛과 전선줄이 뒤엉킨 담벼락 사이로 검은 트렌치 코트를 입은 그가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쓸쓸하고 처연하고 신산스러웠다. 당신 한평생 살아온 생애의 이야기처럼 긴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한대수선생님의 책 제목대로 '죽는 것도 제기랄 사는 것도 제기랄'의 미학적인 구현이었다.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두번째는 북한사람들 사진을 보았을 때다. 광화문 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