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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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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서 촛불로 밝힌 明절 마지막 날 해마다 명절을 맞는 기분이 달라진다. 철부지 시절의 명절은 맛난 음식 많이 먹고 친척들도 만나고 며칠 연달아 놀 수 있는 축복된 날이었다. 게다가 설날엔 새뱃돈으로 지갑도 두둑해지니 얼마나 좋았는지. 결혼후에는 부엌지킴이가 되는 명절이 그닥 반갑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로 사는 한 감내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역시 몸이 힘든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촌오빠가 죽고 오빠가 아프고 집안에 우환이 닥치면서 명절이 유쾌하지 않게 됐다. 가가호호 웃음꽃이 피는 (것처럼 보이는) 명절엔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명절은 집안에 아픈 사람없고 실업자도 없고 비혼자도 없는 무탈하고 단란한 가족에게만 '밝은 날'이란 걸 어렴풋이 느꼈다. 그후엔 더 최악이다. 최근 3-4년 동안 눈물의 명절..
촛불집회, 전국노래자랑보다 웃기다, 백분토론보다 진지하다 “와, 진짜 신기하다. 투쟁가 한 번을 안 부르고도 두 시간이 지났잖아. 근데 지루한지 모르겠다. 집회 정말 재밌다.” 2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물문화제에 함께 간 선배가 남긴 소감이다. 맞장구를 쳤다. 2분 같은 두 시간이었다. 고작 지하철 한 정거장 지난 기분이다. 서울 도심 한 복판 장엄한 빛무리 속에서 세상과 단절된 달콤한 한 때를 보냈다. 촛불문화제는 번듯한 음향이나 조명시설도 없다. 이름난 연예인도 안 나온다. 오직 촛불과 갑남을녀만이 넘실대는데, 그 자체가 천연조명이고 고성능 음향기기고 한류스타들이다. 그들이 제조하는 ‘명품 대사발’은 풍자와 기지로 가득했다. 7시가 조금 넘자 사회자가 나왔다. 차돌처럼 단단한 음성의 여성분이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까 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