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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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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유감, 자발적인 촛불 꺼뜨릴라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했으되...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날이 날이니만큼 얼마나 맛깔스런 ‘촛불밥상’이 차려질라나 싶어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 굵은 빗발이 쏟아졌다. 천둥 번개가 쳤다. 이명박 대통령의 100일 간 행태에 하늘도 진노하신 게다. 그래. 비야 내려라,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할지니. 역시나 광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촛불을 밝혔다.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달아오르던 즈음 다행히 비도 그쳤다. 그런데 우산을 접자 난데없는 깃발들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며칠 전부터 하나둘 깃발이 보이더니 이날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있었다. 사회자는 동맹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이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찬찬..
촛불집회, 전국노래자랑보다 웃기다, 백분토론보다 진지하다 “와, 진짜 신기하다. 투쟁가 한 번을 안 부르고도 두 시간이 지났잖아. 근데 지루한지 모르겠다. 집회 정말 재밌다.” 2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물문화제에 함께 간 선배가 남긴 소감이다. 맞장구를 쳤다. 2분 같은 두 시간이었다. 고작 지하철 한 정거장 지난 기분이다. 서울 도심 한 복판 장엄한 빛무리 속에서 세상과 단절된 달콤한 한 때를 보냈다. 촛불문화제는 번듯한 음향이나 조명시설도 없다. 이름난 연예인도 안 나온다. 오직 촛불과 갑남을녀만이 넘실대는데, 그 자체가 천연조명이고 고성능 음향기기고 한류스타들이다. 그들이 제조하는 ‘명품 대사발’은 풍자와 기지로 가득했다. 7시가 조금 넘자 사회자가 나왔다. 차돌처럼 단단한 음성의 여성분이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까 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