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의사랑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승자, 절망의 골수분자 나의 삼십대는 두 번 기록될 수 있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풍파도 보람도 넘실넘실.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다. 고통과 행복이 쌍둥이처럼 나란하던 시절, 비극버전을 쓴다면 최승자의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제목만으로도 목차와 내용을 메울 수 있을 것 같다. 등등. 처연하고 당돌한 웅성거림. 그 말들의 꽃다발을 덥석 받아 안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이 있다. 결혼과 출산을 마치자 가족이 마구 늘어났다. 정서노동의 분량은 인간의 기준치를 초과했다. 혹처럼 내 삶에 달라붙어 있는 사람들을 떼버리고 싶었다. 24시간 이인삼각 경기를 치르는 것처럼 절뚝절뚝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먹고 자고 멍하니 있는 생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가 가장 괴로웠다. 그들이 제거되는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