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감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사인 - 그날의 눈은 나를 멈춰세웠다 10년간의 프리랜서 생활을 청산하고 직장을 구한 건 고정 급여가 필요해서였다. 은행 대출금을 석 달 이상 갚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고 했다.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애들 데리고 이사 다니기 싫어서 마련한 궁여지책인데 길바닥에 나앉을 수도 있다니 얼마나 두렵던지. 매달 대출 상환금만큼의 수입 확보를 위해 취직을 택했다. 근면 성실하게 일하니까 꼬박꼬박 통장에 돈이 들어왔고, 그 돈은 대출금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직장 생활 1년이 될 즈음 어느 날 출근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함박눈이 내렸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에 눈이 부셨다. 어머 이건 봐야 해!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듯 눈 속을 살랑살랑 거닐었다. 회사로 향하는 길 저만치에 카페가 보였다. 지금 이 순간 저 창가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실 수 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