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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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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 원빈의 소통판타지 나는 멜로에 목이 마르다 어쩐지 요즘 따라 멜로작품이 보고팠다. 삼복더위엔 공포보다 멜로다. 도대체 일분에 한 장 씩 티슈 뽑아가며 영화 본 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했다. 원빈의 아저씨는 큰 기대를 안 했다. 액션물이고 여주인공은 꼬마아이다. 레옹 스타일? 멜로라인이 약할 거라 여겼다. 거기다가 죽고 죽이는 액션물이라니 끔찍하다. 그래서 이번 영화의 관람목적은 오로지 ‘안구호강’으로 삼았다. 일단 원빈의 우수에 젖은 눈동자에 빠져보겠다는 심정. 목적 200% 달성! 는 멜로판타지다. 원빈이 제대로 멋지다. 얼굴을 반쯤 가린 헤어스타일은 애처롭고 신비롭다. 검정 수트발은 날렵하고 기품있다. 멜로배우의 요건은 미소보다 눈빛, 대사보다 침묵이다. 무심한 듯 섬세한 표정은 압권이다. 액션이 과해도 수컷스럽지 않은 ..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소설가 '김연수'를 형성하는 세포 그렇더라. 중요한 것은 언어로 전달되지 않더라. 말의 소용이 닿지 않는 부분만이 내 것이더라. 살면서 말로 누군가를 설득해본 적도, 끌림을 당해본 적도 없다. 말은 장황해질수록 비루해진다. 설명하면 할수록 미궁으로 빠져든다. 기표는 기의를 배반한다. 말하지 말지어다. 진실은, 진리는, 사랑은, 모든 위대한 것은 자체 발광한다. 죽비같은 깨우침을 선사한다. 터질듯한 설렘을 유발한다. 눈빛의 깊이, 침묵의 파장, 손의 떨림, 서로를 데우는 온기. 그런 비언어적 요소들이 온전한 소통을 이룬다. 그러니 영화 의 양미숙(공효진)의 컴퓨터에 붙어 있던 탐나는 글귀를 빌어 주장하고 싶다. '소통에 목을 매느니 차라리 목을 매겠다.' 헌데, 김연수는 소통에 목을 매고싶은지 모르겠다. 소통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묻는 ..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타자를 사유한다는 것 이 가을, 문학을 벗삼아 '타자성과 소통'을 사유하고 있다. 오랜만에 소설도 읽고 김현선생님 책도 뒤적여 본다. '문학'이란 말에선 고색창연한 느낌이 우러난다. 우러르고 싶어지는 저 먼 나라. 문학평론가 고봉준이 민족문학과 아시아에 대해 쓴 글 를 읽었다. 훌륭한 글이었다.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타자성만 재확인하는 소통, 위험하니 하지 말까? “먼 곳에 대한 상상력이 증가할수록 가까운 곳에 대한 모멸감은 커지고, 가까운 곳에 대한 모멸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먼 곳에 대한 상상력은 확장된다.”(복도훈) 눈먼 연대, 위험한 연대가 있다. 상호 타자성을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귀결되는 경우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이 곧 연대의 불가능성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말하기 이전에, 이 어떻게 라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