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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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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배반하지 않고 살기 위해 는 무늬만 책이지 완성본이 아니다. 참고 자료와 초고를 모은 것으로 그의 생전에는 출판되지 못하다가 1932년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의 맑스-레닌주의 연구소가 출판했다. 이 청년 맑스 풋풋하고도 심오한 저작을 읽고 노동/화폐에 관한 글을 써오라 했더니 민원이 빗발쳤다. ‘너무 어렵다’ ‘괜히 샀다’며 한숨짓는가 하면 ‘앞으로도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자괴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장 대박은 대성씨 글. ‘국가정보원은 20일, 칼 마르크스란 아이디로 공산주의 서적을 출판하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김모 씨(25세, 무직)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을 유럽에 사는 경제학자로 속여 자본론, 경제학-철학 수고, 공산당 선언 등의 책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경찰 등과 합동조사단을..
소외와 사적소유 그리고 존재의 빈곤 * 소외와 사적 소유 는 경제적 개념(사적 소유/노동/자본/토지)과 철학적 개념(소외)을 절묘하게 엮은 대단한 역작이다. 맑스는 과학은 발생을 설명해야 한다고 봤다. 즉 무엇이 어떻게 산출됐는가를 따지고 든다. 국민경제학은 사적소유라는 사실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에 대한 개념적 해명은 없다. 왜 어디서 ‘사적 소유’가 발생했는가 묻지 않는다는 것. 맑스는 사적소유를 전제가 아닌 산출물로 다뤄야한다고 보았다. 심연을 파헤쳐 근거의 근거없음을 폭로하는 이 같은 작업은 니체의 계보학 작업과 유사하다. “노동자는 부를 보다 많이 생산할수록 더 가난해 진다.” 이 역설적인 사실에서 맑스는 출발한다. 사물 세계에서 가치증식이 이루어질수록 인간세계의 가치절하가 비례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 헤겔의 철학적 개념 ‘소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