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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기억,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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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존엄 사이 북콘서트 http://ch.yes24.com/Culture/SalonEvent/7983 예스24 신청페이지 http://blog.aladin.co.kr/culture/8921203 알라딘 신청페이지
야외에서 지하에서 추석이 끝나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대학원 논문 쓰는 이들도 만나고, 지역잡지 만드는 이들도 만나고, 투쟁하는 이들도 만났다. 대부분 콘크리트 건물 실내 공간인 강의실에서 진행하는데 최근에 두 번의 색다른 만남이 펼쳐졌다. 이라는 지역잡지 만드는 이들과 강연에선 경리단길 골목 안쪽 건물 테라스에서 야외 수업을 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선선하고 안온한 초가을밤. 젊은 청년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니 호사를 누린 것 같다. 또 하나는 지하통로에서 강연했다. 광화문역에서 4년 째 이어지는 장애등급제 폐지 투쟁 농성장이 있는 곳이다. 시간이 6시. 근처 빌딩숲의 직장인이 서서히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우뢰소리처럼 들렸다 사라졌다 하고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간다. 나는 글..
말들에 체하다 일년에 한두번씩 종일 누워지낸다. 대개는 전날 과음하고 다음날 머리 아파서 꼼짝 못하다가 토하고 토하고 토하고 해질녘 깨어난다. 요즘은 연례 행사 과음 대신 날마다 맥주 일캔씩 혼술이 늘었다. 그래서 숙취로 앓아 누울 일도 없었는데 어제는 체기로 숙취같은 고통의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내렸는데 커피가 썼다. 커피를 남기고, 속이 답답해서 박하차를 마셨다. 새벽부터 편의점 알바 다녀온 아들 떡국 끓여주고 냄비에 남은 걸로 끼니를 때웠다. 책상에 앉아서 지난주 제주 어르신 인터뷰 녹취를 푸는데 자꾸 한숨이 났다. 머리가 아파 누웠다. 전날도 전전날도 10시간씩 누워있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인가 싶어 일어나 장을 보러 갔다. 과일을 사고 나오는 길 계산대 옆에 아이스크림 통에서 '월드콘'이 보였..
제주, 기억, 사람 # 4월 7일 ~ 8일 제주에 다녀왔다. 제주에 수학여행 왔을 아이들을 위한 기억 저장소 리본에 들렀다. 언제 봐도 언제 생각해도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고 아이들이 너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 어떻게 진실을 밝히고 어떻게 아이들을 기억해야할까. 살아남은 내게 주어진 숙제다. 기억저장소 리본에서 국가폭력피해자 어르신들 모시고 '지금여기에'에서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어르신들 인터뷰 작업을 진행중인 나는 여기 따라와서 틈틈이 어르신들과 인터뷰를 했다. 제주는 일본과 가까워 일본에서 살다온 분들이 많은데 그들이 간단하게 '간첩'이 되곤 했다. '전직 간첩들' 이라고 농담을 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 말하기가 필요했다. 서울에서 인터뷰하고 두번째 뵙는 김순자 선생님제주에 사는 어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