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1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식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글을 낭독할 차례가 됐는데 침묵이 흐른다. 고개를 들어보니 온 얼굴로 눈물을 간신히 막아내고 있다. 잠시 후 그가 청했다. 누가 대신 읽어달라고. 그가 쓴 글에는 “한번 내기 시작한 화는 산불처럼 번져 좀체로 수그러들지 않았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온다고, 그 무렵 네시간마다 깨어 수유하던 나로서는 아이를 공감하기보다 억누르고 명령하는 편이 수월했다”와 같은 문장이 담겼다. 제목은 ‘좋은 엄마’. 글쓰기 합평 시간에 애 키우는 여성 필자의 낭독 중단 사태는 종종 벌어진다. 피로감과 죄책감의 잔가시가 목에 걸려 그렇다. 애한테 짜증 내서, 충분히 못 놀아줘서, 모유를 못 먹여서, 아픈 애 떼어놓고 출근해서 등등.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가책과 한탄의 목록은 언뜻 사소해 보이나 그 사소한 일은 놀랍게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