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09

(8)
논픽션쓰기 맺음 과정- 리베카 솔닛의 사유를 찾아서 강좌 신청 링크: http://www.frente.kr/?idx=267*** 메타포라는 일정과 장소 등 여건이 안 돼서 내년 초에 해야할 것 같습니다. *** 논픽션학교 - 처음, 다음, 과정에 이어 맺음 과정 합니다. 리베카솔닛 다 읽기,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리베카 솔닛 인터뷰 글자를 배우기 전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 리베카 솔닛이 처음 되고 싶었던 건 도서관 사서였다. 도서관은 일어났던 모든 일이 저장되어 기억되는 장소였고, 그 안에는 세상이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 책이라는 보물 상자를 열면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누구라도 될 수 있었고, 모든 걸 알 수 있었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도 책과 한층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면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결국 그렇게 됐다. ⓒ시사IN 윤무영솔닛의 글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깊고 넓어서다. 때로 시 같기도 하고 때로 잠언 같기도 한 문장은 독자를 오래 책 속에 붙든다. 자전적인 이야기와 성찰에서 출발하는 글은 예술과 문화에 대한 비평을 잇고, 환경과 인간의 역사..
시사인 이벤트 - 규슈의 가을을 걷다 창간 10주년 기념 ‘함께 걷는 길-규슈올레 편’규슈의 가을을 걷다“나 자신에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올레길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더 행복했어요.” 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함께 걷는 길’ 행사에 참여한 독자들의 반응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행선지는 규슈올레. 광활한 대자연과 굴곡진 역사가 있는 그곳을 ‘은유 읽다’를 연재 중인 은유 작가와 함께 걸어 봅니다. 군함도 답사와 서경식 교수의 특강도 준비돼 있습니다● 일시 2017년 11월23일~26일(3박4일)● 프로그램 날짜세부일정식사제1일 11월23일07:20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앞 미팅 09:35 인천국제공항 출발 10:55 후쿠오카공항 도착, 입국 수속 후 사가현으로 이동..
다정한 얼굴을 완성하는 법 우리가 배워야 하는 건 어머니의 고통이어야 했다 몇 해 전 추석을 앞두고 외숙모에게 전화가 왔다. 나이 들어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음식 장만이 힘들다며 추석은 쉬고 설날에만 오면 어떻겠냐고 주저주저 운을 뗐다. 그간 매년 명절에 아버지를 모시고 외가에 갔었고 숙모는 20인분 가량 친지의 식사를 준비하곤 했다. 특히 엄마가 돌아가신 후엔 우리 가족을 각별히 챙겼다. 명절상에 특별요리를 더한 상차림이 예순을 넘긴 숙모에겐 고단한 노동이었을 텐데 미리 헤아려드리지 못해 너무도 죄송했다. 아버지에게 외숙모의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숟가락 몇 개 놓는 건데”라며 표정이 어두워진다. 물론 한 끼 밥을 못 먹어 그러시는 게 아닐 것이다. 친지와의 왕래가 줄어드는 명절에 대한 서운함과 사위어가는 인연에 대한 쓸쓸함을 느..
2017 DMZ국제다큐영화제 - 여성노동자, 존재 회복의 여정 9월 24일 일욜, 영화 보고 대화 나누러 많이 오세요. ^^
이 여중생들을 보라 매 맞지 않고 성폭력 당하지 않고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십대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슬픔에 잠이 깰 때마다 새벽녘 시를 썼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처럼/ 그렇게 때렸으면서// 당신은 뭐가 그렇게 급했기에/ 이토록 빨리 나를 내려두고//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멀리멀리 가버렸나요.’ 이 3연짜리 시의 제목은 ‘가족’이다. 나를 죽인 건 당신들인데 왜 난 당신들을 그리워하고 있나요, 라며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에 관한 시를 쓰고 ‘무서운 나의 집’이라는 글도 남겼다.내 몸엔 보라, 파랑, 빨간색 멍이 얼룩덜룩 있었고 전신거울로 그걸 보고 있자면 웃음이 나왔다고, 여름에도 긴팔에 긴바지를 입었으며 친구들 입는 핫팬츠를 못 입고 멋을 내지 못해 억울하다고 그 옆의 여자아이는 썼다. 한 사람의 몸에 가..
내 아이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마세요.’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세요.’ ‘아이가 화낸다고 같이 화내지 마세요.’ 어느 건물 승강기에 탔더니 ‘좋은 부모 10계명’이 붙어 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의 말이다. 그걸 보며 쓴웃음이 나왔다. 부모가 저렇게 하려면 적어도 초과 노동이나 타인의 무례와 간섭에 시달리는 임금노동자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관대함은 탄수화물에서 나온다’는 말은 진리다. 좋은 부모 노릇은 10계명이 아니라 등 따습고 부른 배, 심리적 평안에서 비롯된다. 세상에 그냥 부모는 없다. 건물주 부모, 그 건물을 청소하는 비정규직 부모, 만사가 귀찮은 갱년기 부모,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해 화가 난 젊은 부모가 있을 뿐.ⓒAP Photo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
아픈 몸을 살다 마흔 이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특별히 약을 챙겨먹어야 할 질환이 없어서였는데, 그랬더니 몸에 무심해졌고, 무심하다가 와르르 망가지겠다는 신호가 왔다. 종종 숨이 가쁘고 골이 띵하고 몸이 꺼졌다. 7년 만에 검진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생리 마치고 1~2주 후에 오라기에 날짜에 맞춰 예약을 했는데, 검진을 앞두고 또 생리를 하는 게 아닌가. 처음 있는 일이다. 아무리 따져보아도 혐의는 하나였다. 갱년기, 생리불순. 두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하는 손가락은 더디었다. 갱년기라는 말이 내 삶에 최초로 기입되는 순간, 속옷에 묻은 생리혈을 처음 봤을 때처럼 나는 저 홀로 수치스러웠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사람들은 당황하며, 그래서 연습할 기회를 놓친다. 또 연습한 적이 없으므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