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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선셋책방

도시기획자들- 도시를 살만한 곳으로 바꾸는 사람들 인터뷰집

 

인터뷰집 <도시기획자들>이 나왔습니다. 도시를 사랑한 사람들. 문제 투성이 도시를 등지지 않고 그곳에서 해법을 찾는 분들 7명을 인터뷰하고 글을 썼습니다. 서울이 왜 그리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서울의 미세먼지조차도 사랑한다고 외치곤 했는데 이 책을 만들게 되었네요. 그리고 꼭 언젠가 인터뷰집을 내고 싶었는데 작업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도시와 사람과 글쓰기. 제겐 너무 매력적인 조합입니다.

초여름부터 작업해서 초겨울에 나왔어요. 세 계절에 걸쳐서 품던 원고예요. 여름이 너무도 무더워 이 카페에서 저 카페로 옮겨다니면서 글 쓰느라 괴로웠는데 책이 완성 되니까 밉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하고 싶은 얘기는 서문에 다 썼는데요.^^  좋은 사람 만나서 삶의 이야기에 흠뻑 젖고 존재가 확장되는 호사를 오랜만에 누렸습니다. 인터뷰 오르가즘! 

서울 홍대에서 열리는 와우북페스티벌 만든 이채관, 쌈지 대표이사였던 쌈지농부 천호균, 전주 한옥마을이랑 청년몰의주역 김병수, 홍대 클럽데이 10년 이끈 최정한, 서울숲 등 서울 공원 정책의 핵심 이강오, 수원 못골시장 등 지역커뮤니티를 가꾸는 오형은, 고양에서 주민들과 공공미술 활동을 펼치는 유다희 등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이 도시를 대하는 태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았고요, 그래서 본문도 좋지만, 각 인물 챕터 마지막에 들어간 '미래의 도시기획자들에게'는 삶의 기획자들인 우리 모두가 들어도 좋을 이야기랍니다. 10년~20년간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어낸 지혜와 통찰이 들어있어요.  도시를 어떻게 기획해? 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요, 크게 사유의 그물을 치고 작게 실천하고 있다고 하면 맞을 거예요. 이분들은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실패하면서도 재밌게 사는 고집쟁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은 계속 묻고 살아요.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 그래서 부제를 달고 싶었답니다.  삶의 질문을 내려놓지 않는 희귀한 어른들. ㅋ

내가 만난 도시기획자는 “나는 사람들을 만나 사람답게 되었다”고 말하는 착실한 직업인이며, 파란불로 바뀌었다고 후다닥 건너지 않고 신호등을 한 번 굶고 건너는 몽상가이고, 한 걱정에서 또 다른 걱정으로 부단히 흔들리는 외로운 영혼이다. 그러면서도 도시가 주는 선물을 살뜰히 누리는 탐미주의자이다. 즉, 우리는 도시기획자를 술어의 자리에 놓고 사유해야 한다. ‘도시기획자는 무엇이다’가 아니라 ‘무엇도 도시기획이다’란 식으로 말이다. | p.12 <서문>

'도시는 문제가 아니라 해법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도시의 문제를 푸는 것이 지구의 생태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래요. 인터뷰할 때 이강오 처장님이 해준 말씀인데 동감합니다. 횔덜린도 그랬죠.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함께 자라네.' 이미 태어났을 때 서울이란 세계-내-존재로 던져진 저로서는 이곳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애정과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 얘기에 더 매료되었고요. 아무튼 다른 분들도 도시인물에세이 <도시기획자들>을 읽으면서 사람 이야기에 취하고, 또 삶의 자리와 주변을 훑어보고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 좋겠습니다.  ^^ 

 

 

도시는 인문학이다 | 이채관 _ 책 읽는 도시 풍경을 그려낸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기획자
도시는 농부이다 | 천호균 _ 도시 안에서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의 다리를 놓는 쌈지농부 창업자
도시는 숲이다 | 이강오 _ 서울숲 운영자이자 서울시 그린 정책의 핵심 브레인
도시는 이야기이다 | 오형은 _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경관을 빚어내는 커뮤니티 플래너
도시는 욕망이다 | 최정한 _ 도시의 욕망 에너지에 주목한 홍대클럽데이 창안자
도시는 청년이다 | 김병수 _ 오래된 전주를 청년의 땅으로 바꿔낸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도시는 예술이다 | 유다희 _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공공미술프리즘 대표

 

>> 추천사

박원순 (서울시장): 《도시기획자들》이라는 책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기분입니다.
이제는 세계에서 오히려 우리 도시를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의 도시기획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삭막한 도시를 살 만한 곳으로 바꾸고 있는 사람들: 도시기획자들》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을 통해 서울시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곳곳을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삶의 혁명가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도시와 시골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미난 작업을 하는 연금술사들이 나타났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잿빛 도시에서 어슬렁거리는 자는 경계해야 할 요주의 인물이지만 이 연금술사들은 도시에 새로운 공기를 넣어주는 요주목 인물이라고 하는군요. 뒷짐 진 그들의 여유로운 산책길을 한번 뒤좇아 가볼까 싶습니다.

이원석 (데이브레이크 보컬):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도시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관심이 없기에 삭막하고 외로웠던 거다. 이 책을 읽고 도시를 기획한다는 거창한 꿈은 아니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곳, 내가 자주 가는 길을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집 앞 놀이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