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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인터뷰

최정원 뮤지컬 배우 - 나의 인생은 한국뮤지컬 역사


무대 위에서는 감전될 듯 뜨겁지만 겨울날 시린 햇살 아래서는 한들한들 다사롭다. 긴 치마와 굵은 물결머리에 안개꽃을 품은 자태가 그림엽서 소녀마냥 수줍기도 하다. 하나의 의미로 갇히길 거부하는 천생 배우 최정원. 삶의 어느 자리든 맡은 배역마다 싱크로율 100%다. 그래서 그녀 곁엔 항상 아우라와 박수가 따른다. 상복은 덤이다. 얼마 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활짝 웃는 두 뺨에 아직도 살짝 감흥이 배어난다.  

눈물
“1995년 한국뮤지컬대상 제1회에서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여우신인상을 받았어요. 다음해에 여우조연상을 받고 제7회 때 <시카고>로 여우주연상 받았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그랬죠. 이후에도 계속 후보에는 올랐지만 한번 상을 받았으니까 후배들에게 기회도 줘야하고 기대를 안 했거든요. 마음을 비우고 있다가 받아서 더욱 기뻤던 거 같아요.”

지난 10월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키스미케이트>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최정원은 눈물을 쏟으며 무대에 올랐다. 감회가 남다른 것이, 그녀의 생애는 한국뮤지컬 역사와 그대로 겹친다. 신인상으로 시작해서 연기 인생 20년 즈음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뮤지컬배우로서 삶의 시계바늘이 비약할 때마다 수상의 영예를 누린 셈이다. 또 한 가지. 최정원은 청룡영화제 심사위원이다. 매회 스물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타인의 연기를 평가한다. 저마다 영화배우들 혼신의 노력을 접하면서 연기에 대한 시각이 한층 폭넓어진 상태였는데 상을 주는 입장에서 받는 입장에 놓이자 감격이 배가됐다고 터놓는다.  

박수
잘 웃고 잘 울고. 잘 느끼고 잘 물드는 배우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재롱 수준을 넘어 공연을 선보였다. 다섯 명이상 모이지 않으면 노래를 하지 않았을 정도다. 모창을 잘했다. 윤시내 노래를 부르면 박수가 터졌다. 일찍이 박수의 맛을 알아버린 아이는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우며 소녀로 자랐다. TV에서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뮤지컬 영화를 보고 사랑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판타지의 세계에 매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