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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옆소극장

작은연못 - 노근리라고 쓰고 대추리라고 읽는다


<작은연못> 시사회 날. 친구 따라 극장 갔다. 일전에 얼핏 들었다. 노근리 사건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대추리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알고 갔다. 친구가 그랬을 리 없다. 내 머릿속 편집기 소행이다. ‘노근리’를 ‘대추리’로 접수한 것이다. 극장 안. 무대인사 차 올라온 제작자가 말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에 맞춰 영화를 개봉하게 됐습니다.” 그 순간 왜곡됐던 기억이 재빠르게 돌아왔다. “아! 맞다. 노근리였지!” -_-; 

<작은연못>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충북 노근리에서 피난민 500여명이 미군에 사살당한 실화를 다룬 영화다. 동화적인 느낌의 다큐멘터리다. 어르신은 나무 그늘 아래서 장기 두고, 아이들은 산으로 들로 토끼처럼 뛰어 다니고 소학교 운동장에는 긴 생머리 선생님이 치는 풍금소리가 울려 퍼진다. 작은 시골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 수채화톤으로 그려지다가 점차 마을 전체가 총성, 울음, 그리고 피로 얼룩진다. 계절이 바뀌어 만산홍엽 물든 가을이 됐을 때, 마을엔 25명의 주민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