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미누'의 구속이 나와 무슨 상관일까

[사람사는세상]

한 사람의 이주노동자가 잡혀간다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수다체로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일까.” 13일 오전에 세미나 하러 연구실에 갔다가 정수샘에게 미누씨가 잡혀갔다는 얘길 들었다. 연구실과 한 공간을 쓰는 이주노동자방송국 MWTV에서 일하는 분이고 17년간 문화활동가로 열심히 일한 친구인데 어제 출근길에 연구실 앞에서 강제연행 됐다는 것이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까 낯은 익은 분이었다. 안타까웠다.

하지만 사실 요즘이야 천인공노에 어이상실할 사건사고가 하루걸러 터지는 지라 솔직히 말하자면 “나쁜 놈들이 참 가지가지 한다. 미누씨 불쌍하다.”는 탄식이 나오는 정도였다. 정수샘이 글 한번 써보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동하지를 않았다. 만약 정수샘이 잡혀가면 성명서 한바닥 절로 나오겠지만 난 그에 대해 아는 것도 추억도 없으므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반응만 할뿐이다. 

다음 날, 친구이자 식구를 빼앗긴 고병권샘이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규탄의 글을 보았다. 미누의 구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에서 읽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보니까 ‘친구의 상심’이 읽혔다. 미누가 잡혀간 현실이 구체적으로 와 닿았다. 미누는 내 친구의 친구였다. (내가 이래서 글을 사랑한다. 프로이트 말대로 확실히 언어에는 마법의 기능이 있다) 마침 기자회견장인 서울출입국사무소가 집 근처여서 가려던 참에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해피에게 연락이 와서 같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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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동 [2009.10.14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미누씨가 보호소 밖으로 나오기가 어려워 보이는 답답한 현실이네요. 사람이 이 지구 위에 살면서 그어놓은..아니 국가권력으로 거대규모화된 집단의 폭력과 광기, 기만이 그어놓은 국경이 소박하게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진실한 몸부림을 폭압적으로 억누를 때...다시 국가야 말로 가장 큰 도적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 은-유 [2009.10.15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동님~ 어제 임시로 올려놓았던 고병권샘의 글을 기자회견 다녀와서 쓴 것으로 바꿨어요.. 블로그에는 자가생산 텍스트만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요. 댓글 공감합니다. 법과 국가가 힘없고 약한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으니.. 갈수록 심각해지네요.

  2. hyde [2009.11.02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니 정말 갈수록 장난 아닌 상황만 벌어지고 있네요. 조용하게 말이에요.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휴.